‘아스널 박’ 이젠 EPL 정조준
입력 2011-09-07 18:43
‘조광래호’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향한 첫 중동 원정이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캡틴 박주영(26·아스널)의 킬러 본능을 재확인한 점은 성과로 꼽힌다.
박주영은 7일(한국시간) 쿠웨이트시티의 프렌드십&피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2차전 쿠웨이트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 8분 선제골을 쏘아 올렸다. 한국은 박주영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후반 8분 동점골을 허용해 1대 1 무승부를 기록했다.
승점 1점을 추가한 한국은 쿠웨이트(+1)와 1승1무, 승점 4로 같았지만 골 득실(+6)에서 앞서며 조 1위를 유지했다. 한국은 앞으로 UAE와의 홈(10월11일)·원정(11월11일), 레바논과의 원정(11월15일), 쿠웨이트와의 홈(내년 2월29일) 경기 등 4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5위의 쿠웨이트는 한국보다 한 수 아래 상대로 여겨졌지만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쿠웨이트 현지 날씨 등으로 한국은 전반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박주영의 초반 선제골과 골키퍼 정성룡이 선방이 없었다면 경기를 내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박주영은 비교적 이른 시간인 전반 8분 이용래, 남태희를 거친 볼을 지동원이 상대 수비를 완벽히 속이며 흘려준 찬스를 놓치지 않고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네트를 갈랐다. 후반 13분에는 남태희가 올린 크로스를 받아 헤딩슛으로까지 연결했다. 상대 수비를 따돌리고 슈팅까지 연결한 것으로 쿠웨이트 골키퍼에 막히긴 했지만 제공권에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골로 박주영은 브라질 월드컵을 향해가고 있는 조광래호에서 유일하게 2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게 됐다. 2일 레바논전에서 해트트릭(3골)을 달성한 데 이어 이날 골로 55경기의 A매치에서 21골을 기록 중이다. 특히 2006 독일 월드컵 최종예선이 벌어진 2005년 당시 쿠웨이트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제 결승골을 기록한 데 이어 중동 팀을 상대로 9번째 골을 넣으며 ‘중동 킬러’로서의 이미지도 확실히 굳혔다.
박주영이 대표팀에서 맹활약을 펼치면서 새 소속팀 아스널에서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졌다. 아스널은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에 제출한 2011∼2012 시즌 25명의 로스터와 24명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로스터에 박주영을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박주영은 프리미어리그뿐만 아니라 희망사항이던 ‘꿈의 무대’ UEFA 챔피언스리그에도 나설 수 있게 됐다. 이날 경기 후 곧바로 영국행 비행기에 오른 박주영이 10일 스완지 시티와의 경기에서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를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박주영의 일정을 감안해 풀타임 출전은 힘들지만 후반 교체 카드로 데뷔전을 치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