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 못하는 유기농 우유, 값은 2.7배
입력 2011-09-07 18:18
유기농 우유가 일반 유유와 품질 차이가 거의 없는데도 가격이 최대 2.7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반 우유와 똑같은 크기의 용기를 사용하지만 실제 용량은 일반 우유보다 적게 담아 판매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용기 크기가 같으면 용량도 비슷할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착각’을 유발해 소비를 유도하고 제품 용량을 줄임으로써 사실상 추가 가격 인상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시민모임(이하 소시모)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유기농 우유, 칼슘 등을 보강한 강화 우유, 판매사업자 이름을 붙인 우유(이마트 우유 등)와 일반 우유를 비교한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양유업, 매일유업, 파스퇴르유업의 유기농 우유는 각사 일반 우유와 비교해 칼슘이나 유지방 함유량에서 사실상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가격은 달랐다. 유기농 우유가 일반 우유보다 1.8배(남양유업·매일유업)∼2.6배(파스퇴르유업) 비쌌다. 유기농 우유가 일반 우유보다 제품 용량이 작다는 점을 감안해 같은 용량으로 환산하면 가격 차이가 2.0∼2.7배에 이르렀다.
이번 조사 결과 우유제품의 용기 크기는 동일했지만 실제 용량 측면에서 일반 우유는 1000㎖인 반면 유기농 우유와 강화 우유는 900㎖에 불과했다.
우유업체들은 가격차에 대해 “유기농 사료 가격이 일반 사료에 비해 비싸 유기농 우유 원유 가격이 일반 우유의 원유에 비해 비싸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소시모는 “유기농 사료 가격이 일반 사료보다 50∼60% 비싼 수준에 불과해 3개 우유업체가 책정한 유기농 우유의 소비자가격은 과도하다”며 가격 인하를 요구했다. 조사한 유기농 우유와 일반 우유는 남양맛있는우유GT 유기농(900㎖), 남양맛있는우유 GT(1000㎖), 매일상하목장 유기농 우유(750㎖), 매일우유 오리지널(1000㎖), 내곁에목장 유기농 우유(900㎖), 파스퇴르 후레쉬 우유(930㎖) 등이다.
성분 강화 우유도 제값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우유의 비타민 강화 우유(뼈를 생각한 우유 엠비피)는 일반 우유보다 1.2배 비싸지만 제품에 표시된 것과 달리 비타민A가 일반 우유(서울우유)의 65% 수준으로 오히려 적었다. 서울우유 등 5개사가 공급하는 칼슘 강화 우유의 경우 칼슘 함유량이 일반 우유보다 1.5∼3.2배 더 들어간 수준에 불과한데 가격은 20%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우유업체가 대형마트 브랜드로 납품하는 일명 ‘PB우유’는 일반 우유와 품질은 비슷하지만 11∼22% 낮은 가격에 공급되고 있다.
김찬희 임세정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