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9·11] 고층빌딩 어떻게 변했나… 특수자재 사용 내구성 강화

입력 2011-09-07 18:06

9·11테러는 건축에도 영향을 끼쳤다. 테러 이후 고층 건물을 설계하는 건축가들은 디자인뿐 아니라 테러 내구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미국 뉴욕은 9·11 이후 고층 건물과 관련한 건축법규 및 조례를 개정했다. 새 건축법규는 건물 층수당 비상계단 및 엘리베이터의 수를 이전 규정보다 늘리도록 했다. 계단 사이의 폭도 넓혀야 한다.

건물 자재 규정도 강화됐다. 엘리베이터가 오르내리는 곳의 벽과 계단 벽은 특수강화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 엘리베이터 자재 규정도 강화됐다. 방화 자재 사용도 의무화됐다. 비상 출구는 야광으로 표시돼 있어야 한다. 긴급 상황 발생 시 건물 내에서 대피 방식 등을 논의하는 의사소통 시스템 규정도 생겼다.

미국 뉴욕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지어지는 고층 건물들도 이 규정을 따르고 있다. 시카고 우체국 부지에 세워지는 120층짜리 건물이나 중국 선전시의 115층짜리 금융센터 건물 등도 마찬가지다.

그라운드제로 현장에 세워지는 월드트레이드센터 건물 6채는 그 상징성으로 인해 더욱 테러에 강하게 버틸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이 중 가장 높은 건물로 일명 ‘프리덤 타워(Freedom Tower)’라 불리는 원 월드트레이드센터(One WTC)는 공법과 자재 등에 있어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기술을 동원해 지어지고 있다. 프리덤 타워는 102층짜리로, 총 높이는 1776피트(약 541m)다.

미국 건축 관련 잡지인 ACE매거진에 따르면 프리덤 타워의 건설사인 ‘스키드모어, 오윙 앤드 멜리사(社)’(SOM)는 프리덤 타워 설계 시 3차원 설계(BIM) 기법을 사용했다. 3차원 설계란 철근, 유리 등 건축물 자재 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해 실제와 똑같은 건물을 컴퓨터상에 만드는 최신 기법이다. 테러 시뮬레이션도 했다.

고강도 철근콘크리트 구조와 모멘트골조 방식을 같이 사용, 견고함을 더했다. 특수 방화 자재를 이중으로 사용했고, 대피 이동 경로에 중점을 두고 내부 설계를 했다. 아예 화재진압용 비상계단을 별도 설치했다.

세계적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의 디자인을 고려하면서, 안전 규정을 지키기 위해 SOM사는 수차례 설계를 바꿨다. 설계 변경으로 완공도 2013년 12월로 미뤄졌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