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스트들에 에워싸인 美 슈퍼위원회

입력 2011-09-06 18:25

미국 정부 예산 삭감의 중책을 맡은 ‘슈퍼위원회(super committee)’도 로비스트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6일 보도했다.

미 민주·공화당 상·하원의원 6명씩 모두 12명으로 구성된 슈퍼위원회는 11월 23일까지 1조5000억 달러 규모의 재정삭감안을 만들어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삭감 규모가 큰 데다 예산이 반영되는 모든 부분을 검토하기 때문에 워싱턴에서 활동 중인 1만3000명의 로비스트들은 이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 당시 백악관 보좌관을 지내고 현재 로비스트로 활동 중인 조엘 존슨은 “슈퍼위원회는 워낙 할 일이 많아 접촉하기가 쉽지 않다”며 “그들 스스로 로비스트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측면도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이는 로비스트들의 ‘엄살’에 불과하다. 로비스트들은 12명의 슈퍼위원회 의원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제너럴 일렉트릭(GE)에서만 8명의 로비스트가 슈퍼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연결돼 있는 등 모두 100명의 로비스트가 이들과 친분이 있다고 WP가 전했다.

삭감 규모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의료와 군수 부문의 움직임이 제일 활발하다. 워싱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로비 단체인 미 제약협회(PhRMA)는 슈퍼위원회의 패티 머레이, 막스 보커스, 존 케리(민주당), 데이브 캠프(공화당) 의원과 일했던 인물을 로비스트로 고용해 제약업계 의견을 관철시킬 계획이다.

미국 책임정치센터(CRP)가 운영하는 ‘오픈시크릿(opensecret.org)’ 사이트에 따르면 슈퍼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199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의료산업 부문에서 920만 달러의 후원금을 받았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부동산 부문에서는 1989년 이후 민주당이 820만 달러, 공화당이 380만 달러를 받았다.

미 의회 관련 시민단체인 선라이트재단은 최소한 5명의 슈퍼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위원회 활동을 시작한 이후 후원금 모금 행사를 잡았다고 지적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