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군, 카디피 거점 무혈입성

입력 2011-09-06 22:03

리비아 시민군이 무아마르 카다피 측에 제시한 항복 시한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시민군이 카다피의 거점인 바니 왈리드에 무혈 입성했다.

알자지라방송은 시민군이 6일(현지시간) 바니 왈리드 부족 지도자를 포함한 현지 대표단과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평화적으로 도시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바니 왈리드에 있던 카다피군과 지지자들은 리비아 과도국가위원회(NTC) 측에 항복을 선언했다. 시민군은 카다피 통제 하에 있는 바니 왈리드, 시르테, 사바 등에 병력을 집중해놓고 항복을 하지 않을 경우 최후의 일전을 준비 중이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프랑스군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카다피군의 장갑차 200∼250대 규모의 병력이 리비아 국경을 넘어 니제르 북부 아가데즈 지역으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또한 황금과 달러 및 유로화 등 현금을 실은 카다피 측 차량 10대도 전날 밤늦게 니제르로 향했다고 NTC 파티 바자 정치국제관계위원장이 밝혔다.

이 대열에는 카다피와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이 서아프리카의 부르키나파소로 망명하기 위해 포함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부르키나파소는 지난달 24일 카다피에게 망명을 공식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카다피의 대변인 무사 이브라임은 전날 시리아 국영 아라이TV에 출연해 “카다피는 리비아를 떠나지 않았으며 건강도 좋고 원기도 왕성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같은 날 “카다피는 리비아에 남아서 항전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새 리비아 정권의 돈줄이 될 원유 생산 정상화가 사실상 내년까지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리비아 국영 석유업체의 누리 베로윈 사장의 말을 빌려 “원유 생산시설이 크게 파괴돼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가 돼야 내전 이전 수준(하루 160만 배럴)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