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9·11] 10년간 전쟁비용, 우리나라 예산 ‘11년치’
입력 2011-09-06 18:22
9·11 테러 이후 미국이 주도한 테러와의 전쟁에서 적어도 25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10년간 테러와의 전쟁 비용으로 우리나라 전체 예산(올해 기준 309조원) 11년 치인 3조2280억 달러(약 3468조원)를 쓴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자 최소 25만명=영국 저널리스트 제이슨 버크는 최근 펴낸 책 ‘9·11 전쟁’에서 지난 10년간 테러와의 전쟁에서 숨진 전 세계 군·경 수를 4만∼5만명으로 추산했다.
이라크에서 숨진 미군은 지난해 11월 말까지 4409명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미군 1300명을 포함한 48개 나라 병사 2000명 이상이 숨졌다.
현지 군과 경찰의 희생도 엄청났다. 이라크 병사 1만1000여명이 전쟁에서 사망했다. 아프간과 파키스탄도 수천명씩 병사가 숨졌다. 경찰관 희생은 이라크 1만2000명, 아프간 3000명, 파키스탄 2000∼4000명으로 추산된다. 중동 전역이 테러와의 전쟁의 장이 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알제리 인도네시아 등의 군과 경찰 희생자도 잇따랐다.
테러 세력은 6만명 이상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라크와 파키스탄의 테러 세력 사망자는 2만명씩이고, 아프간에선 더 많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을 제외한 민간인 사망자는 15만명에 이른다. 9·11 테러로 숨진 3000명의 50배다. 이라크에서 전쟁과 공습으로 숨진 민간인 추정치는 6만5000∼12만5000명이다. 지난 10년간 알카에다 등 무장 세력의 공격에 의해 숨진 사람은 최대 2만명에 이를 수 있다. 아프간 민간인 사망자는 1만명이 확실히 넘고, 파키스탄에서도 지난 10년간 민간인 약 9000명이 테러와의 전쟁으로 숨졌다.
◇베트남 전쟁 비용의 4배 써=테러와의 전쟁에 미국이 쏟아 부은 돈도 막대하다.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미국이 지난 10년간 테러와의 전쟁과 자국의 안전을 위해 3조2280억 달러를 썼다고 밝혔다. 미국이 베트남 전쟁에서 쓴 7380억 달러(현재 가치)의 4.3배에 이르는 규모다.
아프간 이라크 파키스탄에서의 전쟁 비용이 2조6000억 달러이고, 국토안보부와 연방정보기관이 각각 3600억 달러와 1100억 달러씩 예산을 썼다는 것이다. 까다로워진 공항 검색으로 승객이 낭비한 시간을 돈으로 환산하면 1000억 달러에 이른다. 미 브라운대 왓슨 국제관계연구소는 테러와의 전쟁 비용을 최대 4조4000억 달러로 추산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