횃불트리니티 총장에 유턴한 김상복 목사
입력 2011-09-06 14:32
[미션라이프] “원치 않았던 목회를 잘 마쳤다고 하나님이 제게 주신 보너스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일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 총장에 취임한 김상복(72·할렐루야교회 원로) 목사의 소감이다. 취임 직후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김 목사는 “목회 은퇴 후 좀 여유있는 시간을 가지려고 했는데 하용조 목사의 갑작스런 별세로 긴급하게 유턴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목사는 횃불트리니티 초대총장을 역임했고,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간 할렐루야교회를 담임해 왔다. 그는 “나의 비전은 원래 교수였다”며 “하지만 미국 유학 시절 강권적인 요청으로 교회를 맡게 됐고, 지난해까지 목회를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미국 워싱턴 바이블칼리지 교수 재임 시절 벧엘교회를 개척해 11년간 목회했다. 이후 할렐루야교회에 부임해서도 횃불트리니티대 총장과 교수를 각각 역임했다. 교직과 목회를 병행했던 것이다. 김 목사는 “교수는 내가 원했던 것이고 목회는 하나님이 원하셨던 것”이라며 “그동안 하나님께서 목회와 교직을 조화시킬 수 있도록 절묘하게 인도해 오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에 임기 4년의 횃불트리니티 4대 총장에 취임한 김 목사는 ‘신학의 대중화’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이미 교육 프로그램은 잘 정착돼 있는 만큼 평생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평신도 대상의 신학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이버 신학 교육도 진행할 방침이다.
횃불트리니티의 특징은 국내 유일의 전과목 영어 강의라는 점이다. 현재 28개국 500여명이 재학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제3세계에서 유학올 뿐만 아니라 졸업 후에도 선교지인 제3세계로 상당수 진출한다. 김 목사는 “한국은 좋은 신학과 좋은 교회들이 있다”며 “횃불트리니티는 제3세계에서 온 학생들에게 좋은 신학과 교회를 함께 가르치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갑작스런 총장 유고를 당한 횃불트리니티, 금권선거와 목회자 윤리문제로 사회적 비판을 받고 있는 한국 교회 공히 ‘고난’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김 목사에게 고난의 의미를 물었다.
“고난은 주님께로 가까이 오라는 신호입니다. 고난은 주님께 바짝 다가갈 수 있는 기회입니다. 신앙이 없는 사람은 고난이 오면 주님으로부터 떨어져 나갑니다. 하지만 신앙인은 고난을 통해 하나님께 더 바짝 다가가게 됩니다. 고난을 잘 통과하면 진급을 하지만 고난에서 낙제하면 재시험을 봐야 합니다. 이번 고난을 통해 한국 교회가 배우지 못한다면 이런 고난은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