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선물 포장 거품 ‘쏙’… 대형마트들 직거래 판매 가격 최대 40% 낮춰
입력 2011-09-05 18:53
주부 김미진(50)씨는 5일 집으로 배달 온 추석 선물을 뜯다가 혀를 내둘렀다. 택배용 박스를 열고 금색 보자기를 풀자 비닐에 싸인 제품 상자가 나왔다. 상자 윗부분을 열자 나무로 된 납작한 판이 나오고 그 밑에 스티로폼 재질로 된 또 다른 박스가 들어 있었다. 상자 안에는 띠지가 둘러진 사과 9개가 놓여 있었다. 김씨는 “뜯고 나면 다 쓰레기인데 불필요한 포장지가 물가 인상을 부채질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포장을 간소화하고 산지 직거래 등으로 가격을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는 추석 성수품 가격이 지난해보다 20∼40% 올라 가격 부담이 큰 만큼 포장재 사용을 줄여 가격거품을 빼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요구에 맞춰 일부 유통업체들이 포장을 간소화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포장재 사용을 줄여 판매 가격을 최대 40% 낮춘 선물세트 10종을 선보였다. ‘물가안정 배 세트’(14입)는 띠지를 없애고 박스 내 상품을 고정하는 포장재를 스티로폼 대신 얇은 폴리에스테르로 바꿨다. 겉 포장재를 2개 박스로 된 덮개형에서 1개 박스로 된 일체형으로 바꿔 비용을 40%가량 절감했다. 배 세트는 기존 방식대로 포장했을 때보다 20% 저렴한 3만98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참굴비 선물세트’(20마리)는 상품 고정용 포장재를 등나무 채반에서 일반 종이로 바꾸고 상품에 두르는 띠지를 없애 가격을 10% 낮췄다.
이마트는 ‘칠갑산 참나무 건표고버섯 선물세트’의 2개 박스를 1개로 줄였다. 속이 보이는 포장을 일반 쇼핑백 디자인으로 바꿔 상품을 배열할 때 들어가는 인건비도 절감했다. 과일세트는 낱개마다 싸는 띠지를 없앴다. 커피, 율무차 등은 별도 포장 없이 쇼핑백 형태로 출시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포장도 중요하겠지만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엔 과대 포장이 가계 부담을 높인다”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