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 불안에 亞! 뿔싸… 코스피 81P 폭삭
입력 2011-09-05 21:59
미국의 고용 불안이 아시아 증시를 다시 강타했다. 코스피지수가 4% 넘게 하락했고, 경기둔화 우려가 부각되며 국고채 금리가 폭락(채권 가격은 급등)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유럽은행(ECB)이 정책 대안을 내놓는 오는 8일(현지시간)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5일 코스피는 직전 거래일보다 81.92포인트(4.39%) 떨어진 1785.83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14.04포인트(2.84%) 빠진 480.43을 기록했다.
특히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져 금리가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진 데다 안전자산 선호현상까지 겹쳐 장기채 금리가 급락했다. 10년물과 20년물은 전 거래일보다 0.16% 포인트 떨어져 각각 3.63%, 3.72%를 기록했다. 이는 통계가 시작된 2000년 이후 최저치이다.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5.80원 오른 1068.80원에 마감됐다.
아시아 주요 지수 역시 동반 급락했다. 하락폭은 홍콩 항셍지수 2.95%, 싱가포르 지수 2.92%, 대만 가권지수 2.65%,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1.96%,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 1.86% 등이었다.
가장 큰 원인은 지난 2일 미국의 8월 신규 고용이 66년 만에 ‘제로(0)’로 발표된 일이다. 미국의 경기 둔화가 현실화됐다는 우려가 나타난 것이다.
유럽 상황도 좋지 않다.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지원 협상이 지연되는 점, 오는 15일 이탈리아에 220억 유로 상당의 국채 만기가 도래하는 점, 프랑스 국채 금리 급등 등이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변곡점은 8일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어떤 경기부양 조치를 꺼내느냐, 같은 날 ECB가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현대증권 이상재 경제분석부장은 “미국은 재정 적자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 기대만큼 강한 부양책이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 허재환 수석연구원은 “아시아 증시는 빠질 만큼 빠져서 미국, 유럽보다 충격에 강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추세적 반등이 나타날 상황도 아니다”라면서 “금융기관 신용경색 조짐이 보이는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각국 국채 금리 추이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부장은 “이탈리아 국채 만기일(15일)을 앞두고 우리 증시가 추석을 맞아 휴장하는 영향으로 불안 심리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추가 급락을 우려했다. 다만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에 해당하는 1650선 이하로 내려갈 정도의 악재도 없는 만큼 투매에 동참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을 전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