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반대하면 모두 한배 타야”… 손학규, 안철수에 러브콜

입력 2011-09-05 15:11


민주당 손학규(얼굴) 대표가 생각지도 못했던 ‘안풍’(安風·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바람)에 휘말려 사면초가 위기에 빠졌다. 당 내부에서는 “왜 손 대표가 안철수를 미리 접촉하지 못했느냐”는 비판에 직면했고, 당 밖에서도 민주당의 ‘영입 의지’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다급해지자 손 대표는 안 원장에게 러브콜을 던지는 한편, “더 지켜봐 달라”고 양해를 구하고 나섰다. 그는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야권 대통합의 시발점이고 시금석”이라며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이들은 모두 한 배를 타야 한다”고 말했다. 안 원장에게 야권 통합후보 경선에 동참해 줄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한 것이다.

손 대표는 회의에서 비주류 측이 유력 인사들에 대한 ‘영입실패론’을 제기하자, “이 단계에서 실패라고 단언할 일은 아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고 단일후보를 만드는 적극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또 “어떤 가능성도 차단하지 말고 스스로 민주당을 폄하하지도 말자”며 “스스로 존중하고 격려해줘야 국민의 시선도 따뜻해진다”고 말했다.

비주류 다독거리기에도 나섰다. 그는 당내 비주류 서울시장 출마자들을 겨냥, “통합 경선이 있으면 우리 대표주자를 출전시켜 승리할 것”이라며 “당의 각 후보들은 당내 경선뿐 아니라 통합 경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요청했다.

손 대표는 당 안팎의 비판을 감안해 안 원장 및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영입하는 노력을 계속 기울이고 야당들과 공동으로 통합 후보를 내는 방안도 적극 모색하기로 했다. 손 대표는 특히 정장선 사무총장과 이인영 야권통합특위원장을 메신저로 안 원장과 박 상임이사 측과 접촉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야4당과의 공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국회에서 열린 ‘희망 2013·승리 2012 원탁회의’에서 “통합을 위해 민주당은 문호를 활짝 열 것이다. 좋은 후보,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 측근은 “손 대표가 여전히 물밑에서 영입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당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니 야속하다”며 “긴 호흡으로 접근하고 있으니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