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열차이용 지방 시찰때 철길따라 50m 간격 요원 배치

입력 2011-09-05 18:32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열차로 지방을 시찰할 때는 50m 간격으로 비밀 경호요원들이 배치된다는 사실이 미국 국무부 외교전문을 통해 드러났다. 이는 러시아 등 외국을 방문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폭로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가 4일 공개한 주한 미국대사관의 2009년 외교전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지방 시찰을 위해 열차로 이동할 때 인민보안성(현 인민보안부) 요원들은 두 가지 주요 임무를 수행한다. 한 팀은 열차 이동경로를 따라 50m 간격으로 배치돼 빈틈없는 경호를 펼친다. 선로에는 알람벨이 설치돼 있어서 문제가 발생하면 벨을 통해 열차에 즉시 위험신호가 전달된다. 다른 팀은 이동경로에 있는 주변 거주지역이나 공공장소를 샅샅이 수색하며 만일의 위험에 대비한다.

이 같은 사실은 2007년 북한을 탈출한 인민보안성 출신 간부의 증언에 의해 밝혀졌다. 그는 김 위원장의 2000년 황해도 시찰과 2002년 러시아 방문 때 열차 경호활동에 참여했다.

체제에 대한 내부 비판에 북한 당국이 고심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 간부는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일이 너무 흔해져 당국이 처벌 수위를 이전보다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요덕수용소 같은 정치범수용소는 이미 수용능력을 초과해 이전처럼 정치범의 가족들을 함께 투옥하는 사례가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2000년 10월 외부정보 유입에 대한 특별단속을 지시했다. 단속 결과 전국적으로 30만∼40만개의 불법 DVD와 라디오들이 대거 압수됐다. DVD 가운데 미국 영화는 인기가 높아 암시장에서 북한 영화보다 최대 20배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