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風-安風 충돌할까… 朴, 보선 지원여부 주목

입력 2011-09-05 15:11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뜨면서 한나라당 박근혜(얼굴) 전 대표의 다음 행보에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적극 나설지, 이 경우 이른바 ‘안풍(安風)’을 ‘박풍(朴風)’으로 막아낼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그동안 박 전 대표가 선거 지원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박 전 대표는 지난달 31일 복지 당론과 후보가 정해진 뒤 지원 유세 여부는 그 다음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은 지난 1∼2일 의원 연찬회에서 선별적 복지 기조를 유지하면서 복지 확충 요구를 수용해 ‘서민복지’라는 틀을 만들었다. 미흡하다는 지적도 없진 않지만 적어도 한나라당이 오세훈 전 서울시장처럼 무상 급식을 ‘복지 포퓰리즘과의 전쟁’으로 보는 것은 아님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박 전 대표의 지원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안 원장이 여론조사 1위로 돌풍을 일으키자 당 일각에선 선거에 질 수 있다는 부담 때문에 박 전 대표가 움직이지 않을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친박계 유승민 최고위원은 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선거에 이길 것 같아서 또는 질 것 같아서는 지지 여부의 기준이 아니라고 본다”며 “당이 최선을 다해 좋은 후보를 공천한다면 지지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풍의 위력을 놓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한나라당에선 그래도 박 전 대표가 나서면 달라지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있다. 반면 안 원장의 멘토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후보를 지원해도 (안 원장이) 승산이 높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두려워할 영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 전 대표의 대선 행보가 영향을 받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10월 보궐선거 국면이 대선 전초전으로 몸집이 커지면서 박 전 대표가 구상했던 정기국회의 정책 행보 스텝이 꼬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정기국회 동안 각종 정책 구상을 내놓고 자연스럽게 국민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할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친박계 핵심 인사는 “안 원장 등장으로 박 전 대표의 계획이 달라질 것은 없다”며 “준비해온 대로 뚜벅뚜벅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