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태풍] 비상 걸린 한나라… 위기 극복할 해법찾기 분주

입력 2011-09-05 15:10

거센 ‘안풍’(安風·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바람)에 거대 여당 한나라당이 휘청거리고 있다. 국민일보 여론조사 결과 압도적 지지율을 보인 안 원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반(反)한나라당 기치를 내걸고 야권연대 가능성까지 언급하자 비상이 걸렸다.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는 ‘안철수 비상대책회의’를 방불케 했다. 홍준표 대표는 “‘안철수 바람’을 보면서 기성 정치권에 대한 서울시민의 불만이 얼마나 큰지 새삼 절감하게 된다”며 “기성 정치권에 대한 경고”라고 입을 열었다.

당 연찬회가 열린 지난 2일 “(안 원장이 출마해서) 다자간 구도가 되면 (한나라당에) 좋다”라고 여유를 보인 모습과 대조적이었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지난해 사무총장 시절 안 원장에 대한 십고초려를 추진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속칭 ‘강남아줌마’도 안철수 같은 사람이 나오면 찍겠다는 사람이 많다”며 “우리가 기득권과 구태에 안주하는 관성을 깨지 않으면 서울시장 선거는 단순히 한나라당의 위기가 아닌 정치권 전체의 대지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숙고 중인 나경원 최고위원은 “당이 구태를 벗어던지고 변화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여야 하며 안 원장의 존재를 백신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고, 유승민 최고위원은 “이럴 때 우리 당이 정책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경필 최고위원은 “반성하고 새로운 소통·행동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홍 대표는 “오늘 안 원장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한다. 그건 빼고 말하자”고 했다. 이어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한 이후 홍 대표는 “(안 원장에 대한) 여론조사가 지지율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수습을 시도했지만, 일부 최고위원이 이를 반박하며 긴장감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자유선진당 이회창 전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치권이 (안 원장을) 자꾸 건드리고 부추겨서 망가뜨리는 것은 보기에도 안타깝다”며 “벌써 그렇게 하면서 본인도 간이 배 밖에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