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소환] 박명기 “저런 인간이 교육감을… 기자회견할 것”

입력 2011-09-05 18:29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 측이 지난해 8∼9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측을 여러 차례 만나 ‘선거비 보전’ 약속 이행을 다그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곽 교육감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최모 서울대 교수가 지난해 5월 곽·박 캠프의 ‘이면합의’ 자리에 보증인으로 참석한 정황도 포착됐다. 검찰은 5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양측 캠프 인사들의 대화 녹취록과 관련자 진술을 토대로 곽 교육감을 강하게 압박했다.

◇박 교수, 곽 교수에 격한 감정 표출=녹취록에는 박 교수가 지난해 9월 측근들에게 “내 말에 깜짝 놀란 곽 교육감이 나를 붙잡으려 했지만 뿌리치고 교육감 집무실을 그대로 빠져나왔다. 나도 타격이 있겠지만 곽(교육감)은 내가 매장시킬 수 있다”고 말한 내용이 들어있다. 박 교수는 당시 “저런 인간이 교육감을 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돼? 기자회견하고 바로 고발할 거야. 이놈의 ××들”이라고 언성을 높였다고 한다.

◇곽 교육감 이면합의 사전 인지 가능성=또 다른 녹취록에서 박 교수는 같은 달 서울 시내 한 일식집에서 후보단일화 과정의 중재인이었던 김상근 목사를 만나 “사당동에서 (지난해 5월) 17∼18일 만나서 그것도 각서를 남겨야 된다고 했지만 그때 안 하는 걸로 했고. (곽 교육감 측이) 경제적 어려움이 다시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고…. 7억원 중에 우선 급한 게 2억원 정도라고 우리가 이야기했잖아”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목사는 “최○○ 교수가 곽 교육감에게 ‘왜 실행을 하지 않느냐’는 통보를 해주겠다고 약속했고, 이미 곽 교육감에게 연락이 간 것으로 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김 목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박 교수를 만났지만 ‘패장이 권리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충고했을 뿐”이라고 했다. 다른 녹취록에는 박 교수 측 양모 선대본부장이 “(지난해 5월 19일 새벽) 이○○(곽 교육감 측 회계책임자)과 내가 이면협상을 하는 자리에 최 교수도 보증인으로 동석했다”면서 “그런데도 최 교수가 왜 모른 척하는지…”라고 언급한 것으로 적혀있다.

◇출판기념회 통한 보전 검토 정황=지난해 8월 서울 시내 모처에서 곽 교육감 측 협상대리인이었던 김성오씨가 박 교수의 측근 박모씨를 만나 “‘올해는 (선거비 보전 등이) 곤란하다. 올해는 방법이 없다’는 거야. 내년 정도에 천천히 하자”라고 설득하는 장면도 녹취록에 등장한다. 김씨는 다음달 박씨를 다시 만나 “12월말 출판기념회 그게 가장 자연스러운 거니까 그걸로 생각하고 있었지”라고 말했고, 박씨는 “출판기념회 하면 한 몇 개 정도가 정리될 것 같냐”고 되묻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