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의 시편] 희망의 서곡, 샐러드 볼
입력 2011-09-05 20:30
최근 미국이 국가 신용등급 강등을 당하면서 세계경제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반면에 중국은 무서운 속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그래서 경제전문가들 가운데 20∼30년 후에는 중국이 미국을 따라 잡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나는 중국이 결코 미국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 일본, 독일과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왜냐면 그들은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강등 평가, 그것이 설사 맞다 해도 결코 미국이 부도가 나거나 세계 제일 국가 자리를 뺏기지는 않을 것이다.
이유는 미국은 경제번영과 이윤을 자국민만을 위해 쓰지 않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마에스트로가 되어 자유와 평화를 위해 부득불 전쟁을 하기도 하고, 기근과 질병 퇴치를 위해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며 솔선수범하였다. 그 결과 많은 부채를 감당하게 되었고 잠시 경제적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도 세계의 국제질서와 평화를 수호하는 경찰국가의 위치를 지킬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미국이 이처럼 세계적인 강국이 되고 우월적 지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샐러드 볼’ 정책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초기에 다른 인종, 사상, 문화를 인정하지 않는 단절과 폐쇄적 용광로 문화를 지향했다. 그런데 산업화와 남북전쟁, 경제 대공황을 거치며 점차 다양한 개성을 하나의 그릇에 담아 조화를 이루는 샐러드 볼 정책을 펼쳤다. 그래서 개인의 개성과 자유를 존중하였지만 더 나아가 미국 전체의 가치와 세계의 평화라는 더 큰 가치를 위해서는 포기하고 희생하기도 하였다. 그렇기에 미국은 진정한 세계 제일국가로 도약할 수 있었다. 따라서 샐러드 볼 정책이 근본적으로 깨지지 않는 한, 미국은 계속 세계를 무대로 하여 오케스트라처럼 지휘하는 지휘국가로서의 위치와 영향력을 지켜 나갈 것이다.
한국교회도 마찬가지다. 샐러드 볼로 돌아가야 한다. 최근 사회로부터 얼마나 큰 상처와 공격을 받고 있는가. 그러나 교계 전체를 이끌고 대응해 나갈 구심점이 없다. 목회자 개인의 개성과 개교회의 성장은 어느 정도 성공하였다. 그러다보니 교회도 개교회주의 문화화되었고 교인들도 지나치게 개인주의적 신앙으로 고착된 것이 사실이다. 곧 교회와 신앙이 샐러드 문화화되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제 그 샐러드를 볼에 담아야 한다. 누가 내 교회를 생각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개인과 내 교회를 넘어서 한국교회 전체라고 하는 더 큰 가치를 위해서 먼저 양보하고 희생하자. 한국교회라는 거대한 항공모함의 더 큰 가치의 깃발 아래 우리 개개인의 개성과 이익을 먼저 포기하고 헌신하자. 그럴 때 한국교회는 다시 검은 폐허의 잿더미에서 피어나는 꽃이요, 폭풍 속에서도 타오르는 등불이 되지 않겠는가.
소강석 용인 새에덴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