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육상] 파라 5000m 정상… 1만m 은메달 분풀이
입력 2011-09-05 01:39
소말리아 출신으로 영국에 귀화한 모하메드 파라(28)가 남자 5000m에서 정상에 올랐다.
파라는 4일 열린 결승에서 13분23초36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으며 1만m에서 간발의 차로 금메달을 놓친 분풀이를 했다. 파라는 지난달 28일 이번 대회 1만m 결승에서 골인 10m 전까지 선두로 달렸으나 이브라힘 제일란(에티오피아)에게 막판 추격을 허용해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2위는 미국의 버나드 라가트(13분23초64), 3위는 에티오피아의 데젠 게브레메스켈(13분23초92)이 차지했다.
지난해 미국 오리건주에서 전설적인 마라토너 알베르토 살라자르의 지도를 받고 기량이 일취월장한 파라는 5000m와 1만m에서 각각 12분53초11와 26분46초57로 올 시즌 최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선수권대회에서 두 종목을 제패한 것을 비롯해 최근 출전한 10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트랙의 전설’ 케네니사 베켈레(에티오피아)를 넘어서는 것을 목표로 했다. 베켈레는 사상 첫 5연패를 노렸던 1만m에서 경기 도중 기권했고, 2003년 이후 출전한 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던 5000m에서는 부상을 이유로 출전하지 않았다.
파라는 독실한 이슬람교도지만 이번 대회 우승을 위해 지난 1일부터 시작한 라마단의 금식 의무를 미루기도 했다. 이슬람교도들은 라마단 기간 동안 해가 떠 있을 때는 물도 마셔도 안 된다. 하지만 장거리 선수는 수분 보충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파라는 금식 의무를 이번 대회가 끝난 후 지키기로 했다.
한편 여자 해머던지기에서는 러시아의 타티아나 리센코(28)가 우승했다. 리센코는 결승에서 77m13을 던져 세계기록(79m42) 보유자인 독일의 베티 하이들러(28)를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하이들러는 76m06을 던져 2위에 올랐다. 중국의 장 웬시우(25)가 75m03을 기록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