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진보신당 통합 끝내 무산
입력 2011-09-05 01:19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통합이 끝내 무산됐다.
진보신당은 4일 서울 송파문화회관에서 당 대회를 열고 민노당과의 합당과 이후 당 운영방안 등을 담은 ‘조직 진로에 대한 최종 승인의 건’을 표결에 부쳤으나 찬성 222표, 반대 188표로 부결시켰다. 재적대의원 3분의 2(274표)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가결된다.
앞서 지난달 28일 민노당은 당 대회에서 같은 안건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이날 진보신당에서 부결시킴에 따라 두 당이 사전에 합의했던 25일 통합 창당대회는 무산되게 됐다.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는 통합진보정당 창당 실패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퇴하는 한편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되며, 당 지도부도 5일 일괄 사퇴한다.
진보신당 핵심 관계자는 “진보신당 대의원들이 민노당의 패권주의와 북한에 대한 태도, 국민참여당 문제에 대해 통합 합의문이 진보신당의 입장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의원들은 이날 “자유주의 정당인 국민참여당은 연대의 대상이지 통합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노-진보 통합이 불발됨에 따라 민노당은 또 다른 통합 대상인 국민참여당과의 합당 논의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 민노당과의 재결합을 촉구해온 진보신당 내 통합파가 탈당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민노당 우위영 대변인은 “진보신당의 결정이 안타깝다”며 “당 최고위원회의 등에서 당의 진로에 대해 깊이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엄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