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어머니’ 전태일 모친 이소선 여사 별세

입력 2011-09-04 19:42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가 지난 3일 81세로 숨을 거두고 큰아들 전태일 열사의 곁으로 갔다. 장례는 7일 시민들이 참여하는 민주사회장으로 치러진다.

고인은 지난 7월 심장 이상으로 입원치료를 받아오다 3일 오전 서울 쌍문동 한일병원에서 별세했다. 오전 8시쯤 모든 장기의 움직임이 멈췄으나 가족의 요청으로 임종 예배를 마치고 인공호흡기를 제거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전태삼씨와 딸 순옥·순덕씨가 있다.

빈소가 마련된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각계각층의 조문이 끊이지 않았다. 4일 빈소를 찾은 이재오 특임장관은 “정이 많고 옳다고 생각하면 흔들리지 않았던 분”이라며 “지난 7월 어머니가 쓰러졌을 때 병원을 잡아드렸는데 더 오래 사시지 못해 비통하다”고 했다.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는 “고인은 노동운동의 스승이자 시대의 어머니였다”면서 “이제 아드님 옆에서 수십년 맺힌 한을 풀 때가 왔다”고 말했다.

1929년 대구 달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전태일 열사가 70년 11월 13일 청계천 평화시장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분신하기 전까지는 그저 평범한 어머니였다. 그러나 판잣집에서 생계를 꾸리던 41세 홀어머니는 장남의 죽음과 함께 노동운동가로 변모했다.

아들의 요구사항을 들어달라며 장례 치르기를 거부해 노동청장으로부터 노조허가 약속을 받아냈다. 이후 청계피폭노조 결성을 주도하는 등 지속적으로 노동운동을 벌였다. 군사독재 시절 많은 수배자를 숨겨줬고 본인도 수차례 수배를 받거나 옥고를 치렀다. 86년 전국민족민주 유가족협의회를 창립했고 98년에는 의문사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 앞에서 422일간 천막농성을 벌였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