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정보기관, 카다피와 긴밀협력”… CNN “2004∼2005년 테러조직 정보 교환” 보도
입력 2011-09-05 01:42
서방국가들이 한때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과 긴밀하게 협력했던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미 CNN방송은 3일(현지시간) 최근 시민군에 의해 붕괴된 트리폴리의 정부 청사 내 사무실 등에서 입수된 문건에서 2000년대 중반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영국 해외정보기관 MI-6 등이 리비아 정보당국과 협력해 온 사실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2004∼2005년 작성된 문서에는 리비아 정보당국이 미국과 캐나다, 유럽 등에서 반(反)카다피 활동을 벌이는 이슬람 급진세력의 정보를, 서방 정보기관들은 테러조직 알카에다에 대한 정보를 서로에게 요구·제공한 사실이 담겨 있었다. 특히 2004∼2006년 재임했던 포터 고스 전 CIA 국장과 최근까지 리비아에서 외무장관을 지낸 무사 쿠사 전 해외정보국 국장이 접촉한 사실도 확인됐다. 또 다른 문서에서는 영국 정보요원이 리비아 정보기관 앞으로 크리스마스카드를 보내왔다는 메모도 적혀 있다.
또한 현재 영국의 대테러 자문역을 맡고 있는 로빈 시어비는 2006년 토니 블레어 총리 내각에서 리비아 국방조정관을 지내면서 카다피의 막내아들인 카미스와 셋째아들 사디에게 비밀리에 초청장을 보냈다. 당시 비공개 일정에는 국방부 관리들과의 회담과 헤리퍼드 소재 공수특전단(SAS) 방문 및 ‘근접전투기술’ 시연 관람, 해군특수부대(SBS) 견학 등이 포함돼 있었다. 블레어 전 총리도 비슷한 시기 런던 정경대(LSE)에 재학 중이던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에게 서한을 보냈다.
한편, 카다피 측에 제시했던 항복시한을 기존 3일에서 일주일 연장한 리비아 시민군은 카다피군의 거점인 바니 왈리드 공격을 예고했다. 카다피는 현재 수도 트리폴리로부터 남동쪽으로 약 180km 떨어진 바니 왈리드에 은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민군의 설명이다. 또 시민군측은 대원 중 3000명 가량을 경찰로 채용할 계획이다.
리비아 재건을 위한 ‘리비아의 친구들’ 2차 회의는 2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