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원자바오, 딱딱한 관료제 싫어해”… 부하 직원 “두통거리” 곤혹

입력 2011-09-04 19:39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딱딱한 관료제를 싫어하고 소탈한 생활을 즐긴다는 사실이 미국 국무부 외교전문을 통해 나타났다. 이런 업무 스타일이 부하 직원에게는 때때로 두통거리라고 한다.

폭로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가 4일 공개한 주중 미국대사관의 2003년 외교전문에 따르면 원 총리는 경직되고 단조로운 업무 보고 스타일을 싫어한다.

원 총리의 업무 스타일은 그를 수행한 관리가 전한 일화를 통해 알려졌다. 원 총리는 2002년 부총리 시절 중부 지역의 한 도시를 시찰할 때 업무 보고를 하는 현지 시장을 꾸짖은 일이 있다. 시장은 원 총리의 지시를 거부하고 준비한 원고를 계속 읽었다. 원고에는 기억하기 힘든 통계가 많았다.

원자바오는 시장에게 “당신은 수년간 여기서 관리로 일했소. 그렇다면 시민의 삶을 반영하는 통계를 다 알고 있을 것이오. 나랑 내기 하나 할까요. 만약 시장이 원고를 치우면 나도 내가 말할 차례가 되면 내 원고를 치우겠소”라고 말했다. 시장이 그래도 힐끔힐끔 원고를 훔쳐보자 원 총리는 “저 불쌍한 시장, 한겨울인데 셔츠가 땀에 흠뻑 젖었네”라고 했다.

원 총리를 수행한 왕전야오 전 민정부 재난구호국장은 그의 지적 호기심과 관료체제를 참지 못하는 성격이 부하 직원과 참모에게는 두통거리라고 전했다.

권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