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해군 ‘금녀의 벽’ 허물어… 여군 잠수함 근무 110년만에 허용

입력 2011-09-04 19:40

영국 국방부가 여성에게 굳게 닫혀 있던 영국 해군의 잠수함 근무를 110년 만에 허용키로 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잠수함이 금녀(禁女)의 구역이 된 건 1901년 최초의 잠수함 홀랜드가 탄생했던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잠수함 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정상보다 높아 여성에게 위협적이라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2009년 남녀평등 원칙에 어긋난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정부가 관련 규정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이후 해군 의학연구소는 실험을 토대로 잠수함 근무가 의학적으로 여성의 임신과 출산 기능을 떨어뜨리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다만 앞으로도 임신한 여성은 태아 건강과 산모의 유산 가능성 등을 이유로 잠수함 근무가 금지된다.

이로써 영국 해군 내에서 기뢰제거팀과 해병대 두 곳만 여성 금지 구역으로 남게 됐다. 영국 해군은 올해 안에 여군 장병 3700여명 중 잠수함에 탑승할 여군을 선발할 계획이다.

앞서 호주와 스웨덴, 노르웨이 등 유럽 국가들도 여군의 잠수함 근무 금지 규정을 없앤 데 이어 지난해 2월 미국도 같은 조치를 단행했다. 그러나 한국은 비좁은 잠수함 내에 여성을 위한 독립된 공간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내세워 여전히 여군을 배치하지 않고 있다.

김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