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고등어 5900원, 노르웨이산 3900원… 한숨짓던 30대 주부 결국 외국산 택했다
입력 2011-09-04 19:34
추석 연휴를 일주일 앞둔 4일 롯데마트 서울역점. 특별 행사장마다 한복을 차려입은 판매원들이 손님 잡기에 여념이 없었다. 시식 코너에선 전 부치는 냄새가 진동했다. 가족과 함께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은 적지 않았지만 비싼 물가에 선뜻 지갑을 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서울 후암동에 사는 윤정(30·여)씨는 나물 코너를 둘러보다 발걸음을 돌렸다. 고사리 한 주먹(300g)에 7200원, 도라지(300g)는 7800원. 윤씨는 “나물을 종류별로 준비하면 보기에 좋겠지만 너무 비싸 엄두를 낼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결혼하고 처음 추석을 맞는다는 김서연(37·여)씨는 고등어를 집어 들고 한참 동안 가격표를 들여다봤다. 국산 생물 고등어(400g 내외)는 5900원, 조금 더 큰 노르웨이산(500g 내외)은 3900원이었다. 김씨는 “20만원으로 추석 음식을 장만하려면 국산 제품만으로는 힘들 것 같아 수산물과 나물 일부는 수입산으로 대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동태포도 러시아산을 택했다.
고물가 속에 주부들이 추석비용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서울 회현동 신세계백화점. 사육 두수가 늘어 가격이 내린 한우 매장은 진열된 상품을 구경하기 힘들 정도로 사람들이 몰린 반면 과일과 비싼 수산물 코너는 한산했다. 한우 산적용 1등급(400g)은 1만3200원으로 지난해보다 24.7%, 국거리 1등급(400g)은 1만1600원으로 33.8% 내렸다. 선물세트로도 한우가 잘 팔렸다.
그러나 삼치는 마리당 1만7500원, 제주 은갈치는 마리당 5만5000∼7만5000원에 달했다. 원항 배는 개당 8800∼1만2000원, 아오리 사과는 2개들이 세트가 1만2000원이었다. 배, 단감도 지난해보다 10∼30%나 가격이 올랐다. 도라지, 숙주, 고사리 등 나물류도 최대 40% 가까이 값이 치솟았다.
다만 지난달 중순 이후 비가 그치면서 주요 농산물의 작황이 개선되고 있어 과일과 야채 가격이 다소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 추석 장을 언제 보느냐에 따라 추석비용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권지혜 임세정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