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순익 사상 첫 삼성 추월… 상반기 9조 넘어 42.5% 증가
입력 2011-09-04 19:23
올해 상반기 현대차그룹의 순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삼성그룹을 추월했다. 정보기술(IT) 산업은 부진한 반면 자동차 산업이 호조를 보인 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재계 판도 변화의 신호탄인지 주목된다.
4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 등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작성 대상 현대차그룹 상장사(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12월 결산 법인)의 1∼6월 순이익은 총 9조167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조4357억원보다 무려 42.5%(2조7322억원) 늘었다.
반면 삼성그룹의 순이익은 10조2066억원에서 8조1036억원으로 20.6%(2조1031억원) 줄어들면서 현대차의 순이익이 삼성보다 무려 1조643억원 많아졌다.
올 들어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침체 등으로 IT 산업이 크게 부진한 반면 자동차와 화학, 금융 등 다른 분야가 급부상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IT 산업 업황 부진이 삼성그룹의 상반기 연결기준 실적에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삼성그룹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4.3%, 순이익은 20.6% 각각 줄었다.
반면 자동차 산업은 고속 질주했다. 신차 효과 등으로 글로벌 판매가 크게 늘었고 브랜드 인지도도 높아졌다. 평균 판매단가도 올라갔고 경쟁 상대인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고유가와 대지진으로 고전한 데 따른 반사이익도 챙겼다.
이에 따라 두 그룹 간 영업이익 격차도 지난해 상반기 5조1479억원에서 2189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삼성의 영업이익은 올 상반기 8조91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조7814억원보다 24.3% 감소했으나 현대차그룹은 6조6335억원에서 8조6989억원으로 31.4%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현대차그룹과 비슷한 규모의 순이익을 냈던 LG그룹은 올해는 그룹 순위 6위로 밀렸다.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6조920억원보다 61.4% 줄어든 2조3519억원이었다. 포스코의 순이익은 지난해(2조5561억원)와 비슷한 2조5564억원이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순이익은 2.0% 늘어난 2조4417억원, SK그룹은 13.1% 증가한 2조1480억원, 롯데그룹은 43.7% 증가한 1조7788억원, 두산그룹은 108.4% 늘어난 9813억원이었다. 한화그룹의 순이익은 68.3% 줄어든 4326억원에 그쳐 10위로 밀렸다.
이용웅 선임기자 yw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