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변수’ 정치권 빅뱅] 여야 소장파 흡수해 신당 창당땐 파괴력 극대화
입력 2011-09-04 15:03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서울시장 출마설을 계기로 새로운 정치 대안 세력, 이른바 ‘제3세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안 원장, ‘시골의사’ 박경철씨와 ‘청춘콘서트’를 진행해 온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4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정치권이 이토록 오랫동안 국민의 불신을 받다보니 국민이 새로운 인물, 제3의 대안 세력을 원하는 것”이라며 “그런 국민의 소리를 대변하는 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국민이 자기 손으로 뽑은 대표를 극도로 불신하는 것은 여야를 떠나 한국 정치권의 위기, 더 크게 보면 대의민주주의의 위기”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신당 창당 여부를 묻는 질문에 “창당은 곧 현실 정치에 뛰어든다는 얘긴데 그렇게 제도권 안으로 들어갈지 정해진 바 없다”면서도 “(서울시장 선거에서) 국민의 폭넓은 지지가 있다면 여러 가능성이 열리면서 선택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정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의 이 같은 구상이 안 원장과 얼마나 교감을 이룬 것인지는 불확실하지만 향후 사태 추이를 정치권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르긴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기존 정당에서 중도 성향의 소장파들이 서울시장 선거 이후 새로운 창당 흐름에 동조하면서 정치권이 재편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전 장관은 일단 기존 정치권과의 결합에 대해 “제도권 안에서 역할을 하는 분들이고 우리는 제도권 밖에 있는 사람인데 결합한다는 것은 이상하지 않느냐”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그는 “좋은 정치인들이 현재 정치 정당에 진입하기가 쉽지 않은데 그런 통로를 넓혀서 좋은 인재들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를 열고, 또 여야 공히 당내 좋은 정치인들이 역할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 역시 국민이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두언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만약 무소속 돌풍을 일으켜 압도적으로 당선된다면 향후 총선 구도는 달라질 수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같은 당 유승민 최고위원은 “안 원장 개인의 인기이지,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순간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지금 윤 전 장관이 말하는 것은 내용이나 방향 자체가 명료하지 않아 실제로 어떻게 영향을 줄지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같은 당 전병헌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 “맥락도 역사도 없는 ‘제3의 길’은 또 다른 정치 불신만 부추길 뿐”이라고 썼다.
김나래 엄기영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