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風’에 흔들리는 여야-한나라] “발등에 불… 대항마 찾아라”

입력 2011-09-04 15:05

“안철수 대항마를 찾아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서울 시장 출마가 유력해지면서 한나라당 앞에 떨어진 중차대한 미션이다. 여론조사에서 안 원장 지지도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찾겠다”던 홍준표 대표의 고심은 더 깊어지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4일 “보수란 말을 너무 앞세울 필요는 없겠지만 지난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확인된 적극적 지지층을 투표장에 나오게 만들 후보를 물색 중”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안 원장까지 제3자 구도가 형성될 경우 여당 지지층을 결집시키면 이길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평일에 열리는 데다 안 원장은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낮은 20∼30대층에서 지지가 높고, 따라서 투표율이 높은 60대 이상, 한나라당 지지층을 많이 끌어낼수록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홍 대표 등 지도부는 정치력을 갖춘 중량감 있는 후보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선거 캠페인이 시작되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민주당이 주도한 서울시의회와의 갈등을 정치적으로 풀어내지 못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정치력이 뛰어난 인사에 보수층이 적극 호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런 조건을 충족시킬 만한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또 다른 당직자는 “주호영 인재영입위원장을 비롯해 여러 라인에서 접촉하고 있지만,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를 비롯해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등 지금까지 거론된 인물로는 안 된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최고위원은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국민들한테 안 원장보다는 덜 알려져 있더라도 흙 속의 진주를 발굴해야지 지금까지 나온 인물로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당내 유력 주자로 거론되는 나경원 최고위원이 대중적 인지도를 토대로 어떤 후보보다 앞서 있긴 하지만 “필승 후보인지는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들이 있다. 이 때문에 당이 후보도 후보지만 시민들의 관심을 끌 정치적 이벤트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