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녀 직원끼리 연애·결혼… 개성공단 사내커플 많다
입력 2011-09-04 18:35
개성공단에서 북한 남녀 직원끼리 사내 연애는 물론 결혼까지 이르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한 소식통은 4일 “개성공단에 근무하는 북한 근로자들이 많아지면서 사내 연애하는 커플이 늘고 있고, 일부는 결혼에 성공하기도 한다”면서 “남측 기업 내에서 북한 남녀 직원 간 연애를 엄격하게 금지했던 북한 당국도 최근에는 묵인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공단에서 7년째 사업체를 운영하는 A사 관계자는 “젊은 미혼 남녀가 같은 시점에 1∼2주 휴가를 내곤 했는데, 1∼2년 지나 당시 그들의 휴가가 결혼을 위한 것이었다는 걸 알게 된 적이 몇 차례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측 근로자들이 결혼했다고 공개하는 경우는 없지만 남녀 직원의 동시휴가나 출산휴가 시점, 직원 분위기 등을 볼 때 사내 결혼이 확실해 보이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덧붙였다.
탈북자들도 북한 젊은 남녀 사이에서 사내 연애가 드문 일은 아니라고 말한다. 2000년 초 탈북해 국내에 정착한 최모씨는 “공장기업소 등을 보면 사내 연애를 하고 결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다만 둘이 좋아해도 결혼은 당원이냐, 아니냐 등 출신 성분에 따라 많이 좌우된다”고 말했다. 또 북한에서는 남한처럼 전문적인 결혼식장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전통혼례를 올린다고 전했다.
올해 6월 기준으로 개성공단에는 우리 측 기업 123개사가 진출해 있으며, 북한 근로자는 4만7172명이 근무하고 있다. 특히 봉제업 관련 기업체가 많아 전체 근로자 중 여성 근로자가 70∼80%를 차지하고 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