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내 속에 괴물이 있습니다

입력 2011-09-04 18:02


로마서 7장 13절

“내 속에 괴물이 있다!” 혹시 여러분도 같은 고백을 하신 적이 있습니까?

우리가 처음으로 예수를 믿었을 때는 하나님의 은혜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은혜 받은 우리가 이 세상에 살아가면서 필연적으로 만날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이러한 갈등의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속에는 타락한 본성, 악한 본성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거룩한 고민과 구원에 이르는 근심이야말로 참된 신앙인의 모습이 아닐까요?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우리가 참된 크리스천이 될 수 있을까요?

‘죄’가 율법으로 말미암아 그 ‘악’을 드러냅니다. 심각한 것은 인간들이 죄를 지으면서도 그 악이 드러나지 않으면 그것을 행운으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드러나지 않은 죄가 무서움에도 우리는 그것을 깨닫지 못합니다. 사단은 은혜를 받은 우리를 유혹하여 다시 죄의 세계로 끌어들이려고 합니다. 그 가장 적합하고도 무서운 무기가 ‘교만’입니다. 교만은 우리 스스로 만족하게 생각할 뿐 아니라 완전한 존재로 착각하게 하여 하나님의 도우심이 아닌 자신을 자랑하게 합니다. 라퐁텐의 ‘그림우화’에 나오는 ‘까마귀와 여우’의 이야기가 그러한 우리의 모습을 잘 대변해 주는 것 같습니다.

마귀 한 마리가 부리에 치즈를 물고 나뭇가지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 냄새에 유혹을 느낀 여우가 말했습니다.

“안녕, 까마귀님! 당신은 정말 멋지군요! 무척 잘 생겼어요! 진심으로 말하건대, 당신의 목소리까지 깃털 색깔과 어울린다면 당신은 이 숲 속 최고의 주인이 될 거예요. 진심이에요.”

여우의 말에 기분이 상한 까마귀는 자신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려주려고 부리를 크게 벌렸습니다. 그 바람에 입에 물고 있던 치즈가 떨어져 버렸습니다.

여우는 그것을 잽싸게 차지하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친애하는 친구여, 모든 아첨꾼은 그의 말에 속는 사람들 덕분에 살아간다는 것을 명심하시오. 이 치즈는 아마도 그러한 가르침의 대가로 충분할 것 같소.”

까마귀는 부끄럽고 당황한 중에도 조금 늦긴 했지만 다시는 그런 말에 속지 않겠다고 맹세했다고 합니다.

본질적으로 하나님을 떠나 죄를 추구하면 인생의 쾌락을 추구하게 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주신 축복의 산물, 돈과 권력이 죄의 방편으로 복이 아닌 저주가 됩니다. 이것이 죄의 심각성이자 우리의 본성입니다. 그러면 이러한 내면의 괴물 즉 ‘죄’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이스라엘 백성은 홍해를 건넌 후 죄의 위험 가운데서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고 나서도 무서운 죄의 세력이 찾아올 때마다 하나님께 불평했습니다. 그대로 죄의 본성이 드러난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서 일어났던 은혜의 사건을 계속해서 반복하도록 하셨고, 유월절을 제정하셔서 그 은혜를 기억하게 하셨습니다.

이처럼 구원에 이르는 길은 끊임없이 솟아나는 내 속의 괴물에 대하여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역사하심을 선포하며 승리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의 마음을 아프고 괴롭게 하고, 패배의식에 사로잡히게 하는 죄의 본성이 드러날 때마다 승리하신 하나님을 묵상하며 선포해야 합니다.

김병삼 목사 (분당 만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