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만 출석하는 울릉평리교회 반주자
입력 2011-09-04 20:34
[미션라이프] 노인들만 출석하는 평리침례교회에 피아노 반주자가 있다.
“오랫동안 모든 죄 가운데 빠져 더럽기가 한량없던 우리들…” 지난 주 수요예배 때 어르신들의 찬송에 맞춰 김화석(66) 장로가 반주를 했다. 평생 울릉도에서 농사지으며 살아온 김 장로는 언제 피아노를 배운 걸까. 그의 집에는 피아노가 없다.
김 장로는 순교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가 바로 교회 입구에 세워져 있는 순교기념비의 주인공 김해용 감로(監老)다. 울릉도 제4대 감로다. 김 감로는 동아기독교(‘기독교한국침례회’의 전신) 때 구속된 32인 지도자 중 한명이다. 1940년 북한 원산에서 감로 안수를 받은 뒤 42년 성경 30부를 소지하고 전도활동을 하다 일본 헌병에 발각돼 구속됐다. 옥고의 후유증으로 47년 8월 13일 하나님의 품에 안겼다.
순교 신앙의 뿌리를 갖고 있는 김 장로는 어렸을 때부터 교회에서 피아노를 치는 게 좋았다. 혼자 악보를 보며 피아노를 배웠고, 주일예배 ‘할아버지 반주자’로 아름다운 찬양의 화음을 연출하고 있다.
울릉도=국민일보 미션라이프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