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골절 부상, 초기 2∼3일 치료가 중요
입력 2011-09-04 17:33
아침과 저녁은 서늘하고 한 낮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이렇듯 일교차가 클 때 노약자들이 조심해야 할 것은 감기 등 호흡기질환 뿐이 아니다. 찬바람이 불고 기온이 내려가면서 늘기 시작하는 노인성 골절 부상도 주의해야 한다.
노인들은 골다공증이 심하고 행동이 무겁기 때문에 날씨가 조금만 서늘해져도 움츠러들고 자칫 몸의 중심을 잃어 미끄러져 넘어지기 쉽다. 노인들의 골절 부상은 후유증 예방을 위해 첫 2∼3일 동안의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대퇴골 골절이 가장 위험한데, 움직이지 못하고 매우 심한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노인의 경우 대퇴골은 살짝 미끄러지거나 헛디뎌도 쉽게 부러지며, 골절 시 갑자기 사타구니 통증이 심해지고, 구부린 상태로 움직이기가 힘들어진다.
그러나, 금만 살짝 간 경우 걷거나 다리를 돌릴 때 뜨끔뜨끔한 느낌만 있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어렵다. 부러졌다고 해도 뼈가 어긋나지 않은 상태로 24시간 이내 발견되면, 피부를 째지 않고 핀을 박아 고정시키는 방법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사소하게라도 다친 적이 없는데 눕거나 앉았다 일어나는 등 자세가 바뀔 때마다 갑자기 심한 통증을 느낄 때는 척추압박골절을 의심해야 한다. 등이나 허리와 등이 만나는 부위에 주로 일어나며, 환부를 누르면 환자가 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등뼈가 부러졌을 경우에는 등뿐만 아니라 앞가슴까지 당기고 쑤시는 통증이 나타난다. 등뼈 옆 늑간 신경이 자극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고령 노인들의 이런 척추 압박 골절은 보통 주사기로 액체상태 ‘골 시멘트’를 주입해 단단히 굳히는 척추보강술로 치료한다. 보통 약 5∼10분 정도 소요되며, 시술 1시간 후부터 활동이 가능하다.
미끄러지면서 바닥을 짚을 때 손목이나 어깨뼈가 부러지는 골절 부상도 잦다.
우선 손목은 대개 골절부위를 맞춰주는 접골요법으로 치료하지만, 복합골절(여러 부위가 부러진 경우)은 물론 신경을 건드려 손이 저린 증상이 나타나거나 골절 부위의 뼈가 심하게 어긋나 있을 때는 수술이 필요하다. 이 경우 수술은 뼈를 제 위치에 맞춘 후 핀으로 고정하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어깨의 상완골(팔 윗부분) 골절은 다리나 척추와 달리 골절된 뼈가 어긋나는 경우가 많지 않아 팔을 고정하면 쉽게 아물지만, 그로 인해 어깨가 굳는 오십견이 촉진될 수 있다. 따라서 골절 부위가 아문 다음에는 어깨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역시 골절이 여러 군데이거나 많이 어긋나 있으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심하면 어깨관절을 인공관절로 바꿔야 하는 경우도 있다.
골절은 아니지만, 무릎 연골이 찢어지는 손상도 쉽게 일어난다. 흔히 앉았다 일어날 때, 걷다가 삐끗했을 때 무릎 회전반경이 커지면서 발생한다. 나이가 들면 뼈 사이 완충역할을 하며 구부리고 펴고 돌리는 동작을 원활하게 해주는 무릎 연골이 탄력을 잃고 꾸덕꾸덕해지기 때문이다.
무릎 연골이 찢어지면 아파서 무릎을 완전히 구부리거나 펼 수 없게 된다. 또 쪼그려 앉기가 힘들어 늘 뻗정다리로 있어야 하고, 무릎을 살짝 돌리거나 내측이 눌려도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를 방치하면 무릎이 꺾인 상태로 굳거나, 걸을 때 발이 땅에 걸려 자꾸 넘어져 2차적으로 골절 부상을 당할 수 있다.
무릎 연골 파열은 관절내시경으로 손상 부위를 직접 확인해 절제하거나, 찢어진 부위를 봉합 또는 파열 후 연골 내에 부유하며 문제를 일으키는 연골, 뼈 조각들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수술은 척추마취로 30분, 입원 기간도 1∼2일 정도로 짧아 바로 일상 복귀가 가능하다.
노인성 골절 치료의 요체는 조기 발견과 치료로 일상생활에 빨리 복귀시키는 것이다.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바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신규철 원장은 “기다리면 낫겠지 하고 방치하다 보면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쳐 평생 후회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