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당 활동. 교계는 찬반 논란 중
입력 2011-09-04 22:55
[미션라이프] 전광훈(기독교영성훈련원 원장) 목사 등이 최근 ‘기독교자유민주당’ 창당을 공식화한 가운데 교계 내에서 이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신앙적 입장이나 정치적 성향에 따라 교계 보수·진보 간에도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이억주(한국교회언론회 대변인) 목사는 창당에 긍정적 해석을 내놓았다. 그는 “기독교정당에 대한 비판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기독교정당 창당이 아닌 2008년 창당한 기독사랑실천당 당명을 변경하는 것이고, 목사가 정당에 참여하는 것이 아닌 교회 내 평신도들이 참여하는 것이란 설명이다.
이 목사는 “개인적으로는 당을 안만들면 좋겠지만 이미 루비콘강을 건넜다”며 “기독교정당 그 자체는 절대 선도 절대 악도 아니다. 일단 의회에 진출한 뒤 활동을 보고 기독교정당의 실험이 실패인지 성공인지 여부를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래목회포럼(대표 김인환 목사)은 2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기독교정당의 출현을 반대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포럼은 “무분별한 기독교 정당 출현 및 기독교 정당을 지칭하는 정치세력화는 기독교와 정치 모두에게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며 “한국 교회는 사회의 주류종교이고 다수인데 기독교정당 창당은 우리 스스로 소수의 세력으로 전락하려는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포럼은 2004년, 2008년 총선 때 있었던 기독교 정당 활동에 대해서도 “그런 방식의 정당 출현은 이미 통하지 않음을 보여주었다”며 “교회를 웃음거리로 만들고 안티기독교세력의 공격 빌미만 만들어주었다”고 꼬집었다. 포럼은 또 “지금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한국 교회 목회자와 교회가 스스로 갱신되고 교회를 교회되도록 개혁되는 것”이라며 “한국 교회 전체가 십자가 정신으로 돌아가 자기를 부정하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게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이은선 안양대 교수도 기독교정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 “목회자가 정당 창당에 앞장선 것은 일찍이 교회사에도 없던 일”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 교수는 “중세 때도 영적 권력과 세속적 권력을 분리했고, 루터와 칼뱅도 교회와 국가가 각자 영역에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교회도 얼마든지 정치할 수 있다. 세상의 정치가 잘못될 때 예언자적 입장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은 타당하다”며 “하지만 목회자들이 정당을 만들어 정치에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영적 권위만 더 타락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