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캡틴 박주영…만화 축구도 살아났다
입력 2011-09-03 00:44
한국축구가 주장 박주영(아스널)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2014 브라질월드컵 대장정을 깔끔하게 출발했다.
박주영은 2일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월드컵 지역예선 3차 예선 B조 1차전 레바논과의 경기에서 전반 2골, 후반 1골을 터뜨리며 6대 0 완승을 이끌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아스널 이적이 확정된 박주영은 킬러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레바논 진영을 맹폭했다.
일방적인 경기였다. 한국이 미드필드부터 강하게 압박하자 레바논은 밀집수비에 치중하면서 간간히 역습을 펼쳤다. 하지만 레바논은 골문을 열어 준 뒤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첫 골은 박주영의 감각적인 발리 슈팅이었다. 전반 8분 왼쪽에서 공격에 가담한 홍철(성남)이 날카롭게 왼발 크로스를 올렸고 박주영이 논스톱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두 번째 골은 전반 46분 기성용(셀틱)이 레바논 진영 왼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박주영이 머리로 정확하게 받아 넣었다. 박주영은 3-0으로 앞선 후반 22분 상대 진영 오른쪽을 돌파해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 망을 흔들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박주영은 후반 24분 이근호(감바 오사카)와 교체됐다.
이날 박주영의 임무는 전임 주장인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맡았던 왼쪽 날개였다. 조광래 감독은 박지성이 대표팀에서 은퇴하고 이청용(볼턴)마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박주영을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내세웠고 이 전술은 보기좋게 적중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온 지동원(선덜랜드)은 후반 21분 남태희(발랑시엔)의 슈팅이 상대 수비를 맞고 나오자 몸을 날려 머리로 밀어 넣어 골 맛을 봤다. 한국은 이어 김정우(상무)가 후반 37분, 지동원이 후반 39분 추가골을 터뜨려 대승을 거뒀다.
대표팀은 경기 직후 인천공항으로 직행, 오는 7일 ‘난적’ 쿠웨이트와의 원정 경기를 떠났다.
한편 북한은 이날 도쿄 인근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C조 예선 일본과의 첫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골을 허용해 0대 1로 패했다.
서완석 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