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족’ 피스토리우스 1600m 계주 銀 차지

입력 2011-09-03 00:44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4)의 아름다운 도전이 결실을 맺었다.

피스토리우스가 소속된 남아공은 2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1600m 계주 결승에서 2분59초87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피스토리우스는 양 다리가 절단된 중증 장애인으로서 첫 세계 대회 진출은 물론 첫 메달의 영광까지 함께 안게 됐다. 피스토리우스는 앞서 남자 400m에서는 준결승까지 올라 역사의 한 장을 열었고, 1일 벌어진 남자 1600m 계주에서도 동료들과 힘을 합쳐 팀을 결승에 진출시켰다. 다만 의족이라는 한계 탓에 스타트가 느리고 초반 기록이 좋지 않다는 점 때문에 이날 결승에서는 명단에서 제외됐다. 비록 장애인 선수 최초로 결승전 무대에 서는 데는 실패했지만 남아공 계주팀이 결승에서 은메달을 따냈기 때문에 예선에서 경기에 출전한 피스토리우스에게도 같은 메달이 주어졌다. 피스토리우스는 “이번 대회에서 남자 400m 준결승에 올랐고 1600m 계주에서는 남아공 기록을 세웠다”면서 “신의 축복이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한편 남자 1600 계주에서는 그렉 닉슨-버숀 잭슨-안젤로 테일러-라숀 메리트 4명이 이어달린 미국 계주팀이 2분59초31의 기록으로 세계선수권대회 4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미국은 경기 막판까지 남아공과 자메이카와 접전을 벌였지만 마지막 주자 메리트의 막판 역주에 힘입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구=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