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1만m 이어 5000m 우승, 체루이요트 대회 첫 2관왕
입력 2011-09-03 00:43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첫 2관왕이 탄생했다.
케냐의 ‘장거리 여왕’ 비비안 체루이요트(28)는 2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5000m 결승에서 14분55초36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달 27일 여자 1만m에서 우승했던 체루이요트는 이로써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두 종목을 우승한 선수가 됐다. 또 2009년 베를린 세계대회에 이어 이 종목을 2회 연속 제패했다.
체루이요트는 경기 초반 중위권에서 머물다 3000m쯤에서 선두로 치고 나왔다. 이어 계속해서 4000m까지 팀 동료인 리넷 마사이(22)와 선두권을 형성하며 엎치락뒤치락하는 경기를 펼쳤다. 결국 체루이요트는 400m 가량 남겨놓고 막판 스퍼트를 발휘, 마사이를 뒤로한 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서 체루이요트의 2관왕 등극에 비관적인 시선도 있었다. 1만m 2연패에 도전하는 ‘디펜딩 챔피언’ 리넷 마사이(22·케냐)를 필두로 샐리 킵예고(26·케냐), 샬레인 플래너건(30·미국), 메세레트 데파르(28·에티오피아) 등 체루이요트보다 올 시즌 기록이 좋은 선수가 즐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크호스’ 체루이요트는 보란 듯이 1만m는 물론 이날 5000m에서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키 1m55, 몸무게 38㎏으로 왜소한 체구의 체루이요트는 가난한 소작농 마을에서 태어나서 자랐지만 달리기 재능은 ‘신동’ 소리를 들을 만큼 어릴 때부터 뛰어났다. 17세 때 세계크로스컨트리대회에서 우승을 한 후 2000년 시드니올림픽 5000m에서 14위에 머무는 등 어려움도 겪었지만 2009년 베를린 세계대회 5000m에서 우승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현재 케냐의 경찰관인 체루이요트는 내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5000m와 1만m 2관왕을 노리고 있다. 한편 케냐의 실비아 키벳은 14분56초21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메달은 에피오피아의 메세레트 데파르(14분56초94)에게 돌아갔다.
대구=최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