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육상] ‘세줄기 눈물’ 김덕현 발목부상… 멀리뛰기 결승 포기
입력 2011-09-02 18:50
‘한국 육상의 마지막 희망’ 김덕현(26·광주광역시청)이 세단뛰기 도중 부상으로 인해 멀리뛰기 결승에 나서지 못했다.
김덕현은 2일 오전 10시30분부터 주 종목인 남자 세단뛰기 예선에 출전했으나 세 번 모두 구름판 정지선을 넘어 실격당했다. 특히 마지막인 세 번째 시도에서는 구름판을 딛고 힘차게 도약했으나 착지 중 왼쪽 발목을 삔 듯 몇 걸음을 옮긴 뒤 그대로 모래판에 쓰러졌다. 왼쪽 발목을 잡으며 고통스러워하던 김덕현은 의료진의 응급처치를 받고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주 종목이긴 했지만 앞선 두 번의 실패로 인해 중압감이 커진 상황에서 마지막 시도에서 의욕이 앞서며 부상에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전날 멀리뛰기 예선에 이어 연속으로 경기를 치르면서 부상 위험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국 육상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멀리뛰기 결승에 진출했던 김덕현은 이날 오후 7시20분 열린 예정이던 멀리뛰기 출전도 포기해야만 했다.
대한육상연맹은 이날 오후 “김덕현 선수 본인은 출전 강행 의사를 강력히 밝혔으나 연맹 지도부에서 2012년 런던 올림픽 등에 대비하기 위해 선수보호 차원에서 출전 포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남자 경보 20㎞ 김현섭(26·삼성전자)에 이어 메달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로 주목받았던 김덕현은 뜻하지 않은 불운으로 대회를 접게 됐다.
한편 ‘얼짱’ 정혜림(24·구미시청)도 여자 100m 허들 예선에서 탈락했다. 정혜림은 예선에서 2조 5레인에서 뛰어 13초39를 찍는 데 머물렀다. 지난 7월 작성한 개인 최고기록(13초11)에 0.28초나 뒤졌다. 정혜림은 24번째로 준결승 막차를 탄 오스트리아의 비아테 슈로트의 기록(13초25)에 0.14초 모자라 아깝게 준결승 티켓을 놓쳤다.
여자 해머던지기 예선에 출전한 강나루(28·익산시청)도 개인 최고기록(63m53)에 2m 이상 부족한 61m05에 머물러 탈락했다. 한국 신기록을 노렸던 여자 1600m 계주 팀은 예선에서 3분43초22에 머물러 신기록 수립과 준결승 진출에 모두 실패했다.
대구=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