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육상] 이변 또 이변… 미국이 가장 크게 웃었다

입력 2011-09-02 18:4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이변의 최대 수혜국은 미국이었다. 미국은 우승을 장담하기 힘들었던 종목에서 잇따라 금맥을 캐내며 결승선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이번 대회에서 독주체제를 굳혀 가고 있다.

대회 6일째인 1일 미국은 이날 걸린 여섯 개의 금메달 중 세 개를 30분 안에 쓸어 담는 저력을 발휘했다. 여자 1500m에 출전했던 제니퍼 베링거 심슨(25)은 이 종목 3연패를 노렸던 강력한 우승후보 바레인의 유서프 자말이 최하위로 처지는 바람에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최고 기록을 비교할 때 가장 빠른 자말과 3초 이상 차이가 나는 심슨은 이날 금메달로 1983년 헬싱키 대회 이후 처음으로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미국인이 됐다.

여자 400m 허들에서도 미국의 이변은 계속됐다. 올 시즌 최고 기록이 53초31로 3위에 머문 라신다 데무스(28)는 메달권으로 분류되긴 했지만 우승후보로는 예측되지 않았다. 2009 베를린 세계대회 챔피언 멜라인 워커(28) 등 자메이카 세를 넘을 수 없을 것으로 평가받았던 데무스는 막판 폭발적인 스퍼트로 올해 작성된 기록 중 가장 빠른 기록이자 미국 신기록인 52초47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남자 높이뛰기에서는 제시 윌리엄스(28)가 이반 유코프(25·러시아)에 밀려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유코프가 2m35에서 세 차례 모두 실패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미국은 이날 얻은 3개의 금메달로 인해 금7, 은4, 동1개를 기록, 러시아(금4, 은3, 동5)와 케냐(금4, 은3, 동3)를 크게 앞서며 종합 우승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미국은 지난달 29일 남자 110m 허들에서도 류샹(중국)과 다이론 로블레스(쿠바)의 실격 논란 끝에 제이슨 리처드슨이 ‘어부지리’로 금메달을 얻으며 초반 우세를 차지할 수 있었다. 미국은 종합 우승을 다툴 것으로 예상됐던 러시아와 자메이카의 부진에 이어 행운까지 따르고 있어 통산 10회 우승 달성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대구=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