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강정마을 공권력 투입… 35명 검거·차단펜스 설치
입력 2011-09-02 18:32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2일 새벽 공권력이 전격 투입돼 해군기지 건설 공사가 재개됐다.
경찰이 이날 오전 5시쯤 강정마을에 경기경찰청 소속 기동대와 여경 부대 등 1000여명을 투입해 공사 현장에서 농성 중인 주민과 활동가 등 100여명을 에워싼 가운데 해군은 6m 높이의 펜스 200여m를 설치했다. 공사장 주변에는 이미 1600여m의 울타리가 설치돼 해군기지 건설부지와 마을이 완전히 차단됐다. 경찰은 펜스 설치공사를 막은 주민과 시민활동가 35명을 공사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검거했다.
현장에서 공권력 투입을 진두지휘한 충북지방경찰청 윤종기 차장(경무관)은 “해군이 지난 1일 시설보호 요청을 해 경찰을 투입했다”며 “앞으로 해군기지 공사를 방해하면 즉각 공권력을 투입,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시민단체로 구성된 ‘제주 해군기지 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등이 3일 강정마을 일대에서 여는 문화행사는 허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는 이날 긴급성명을 통해 “육지 경찰이 주민들을 강제로 제압하고 인권을 유린하는 또 한번의 4·3을 일으켰다”며 강력 대응을 선언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