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선 안철수 변수] 손학규 “안철수, 추석 전까지 통합 경선 끌어들여라”

입력 2011-09-02 14:52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민주당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안 원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선거판이 근본적으로 바뀌는데다, 지지층 분산으로 여권보다는 야권에 타격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즉각 안 원장 영입을 위한 설득 작업에 착수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2일 “안 원장이 무소속으로 나오면 민주당 후보나 야권통합후보에게 와야 할 젊은 층과 중도층의 표를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후보, 안 원장, 야권통합후보의 ‘3자 구도’는 야권의 필패구도에 가깝다는 게 민주당의 대체적인 인식이다. 안 원장을 야권통합후보 경선 전에 끌어들이고, 궁극적으로 여권 후보와 야권통합후보의 양자 구도를 만들어야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손학규 대표는 이날 참모들에게 “추석 전에 안 원장이 야권통합후보 경선에 참여하도록 설득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룰 제정도 추석 전에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이다.

당초 민주당은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등 외부 인사를 영입하거나 내부 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출하고,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의 여세를 몰아 ‘진보 대 보수’ 혹은 여야 대결 구도로 선거를 치를 생각이었다. 그러나 안 원장이 무소속으로 나설 경우 ‘기성정치 대 신진정치’의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야권에서는 안 원장과 박 상임이사가 평소 친분이 두터운 점 등을 고려할 때 둘 다 출마해 경쟁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박 상임이사 측은 “안 원장의 출마 여부와 상관 없이 박 상임이사는 10일 예정대로 기자회견을 통해 박 상임이사가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야권 통합후보 경선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박 상임이사의 입당을 둘러싼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박 상임이사는 민주당 입당보다는 시민사회 후보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가 민주당 후보로 ‘기호 2번’을 달지 않을 경우 당선 가능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엄기영 김원철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