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박근혜 기고문, 교수가 써줘”… 친박측 “사실 왜곡…교수 누군지 밝혀야”
입력 2011-09-02 23:01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는 2일 박근혜 전 대표가 최근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게재한 기고문에 대해 “대학교수가 써줬다는데…”라고 폄하했다. 정 전 대표는 충남 천안 지식경제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의원 연찬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내가 전술핵 도입을 주장한 것을 박 전 대표는 반대했다는데 글 써줬다는 친구, 내가 잘 아는 교수인데 그 친구에게 항의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사실상 ‘대필 의혹’을 제기하며 박 전 대표의 기고문을 격하게 깎아내린 것이다.
정 전 대표는 또 “평상시 안보 문제에 대해 우리말로 발표도 하고 토론회도 하면 좋은데 (박 전 대표가) 그런 거는 안 하다 갑자기 영어 저널에 (기고를) 내니 어떻게…”라고도 했다.
친박계는 사실을 왜곡하면서까지 박 전 대표를 끌어내리려 한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박 전 대표 원고에 전술핵 얘기는 나오지도 않는다. 전술핵 반대 발언은 어제 기자의 질문에 소신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도대체 글을 읽어보지도 않고 남을 헐뜯는 것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정 전 대표는 써 줬다는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 사실이 아님을 뒤늦게라도 알았다면 책임 있는 정치인답게 사과하라”고 압박했다.
천안=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