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훈련으로 한국교회 되살리자”… 고 옥한흠 목사 1주기 맞아 평신도 지도자 좌담회

입력 2011-09-02 18:47


“지금 옥한흠 목사님이 이 자리에 계신다면 뭐라고 말씀하실까?”

1∼2일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제자훈련 평신도 지도자 컨벤션 좌담회. 국제제자훈련원 대표 김명호 목사의 질문에 예배당은 순간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이 교회 강명옥 전도사가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옥 목사의 제자로, 지난 30여년간 옥 목사와 함께 제자훈련을 해왔다. “미쳐야 합니다. 한 사람에게 미쳐야 합니다. 한 사람에게 미치다보니 나도 모르게 교회가 이렇게 커졌어요. 모든 게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울먹이는 강 전도사의 답변에 대부분 참석자도 눈물을 훔쳤다.

‘지금 옥한흠 목사라면 뭐라고 말씀하실까?’ 이 질문은 이번 행사의 주제나 다름없었다. 이번 컨벤션 좌담회는 옥 목사 별세 1주기를 맞아 옥 목사의 제자훈련 정신을 계승하고 제자훈련 지도자들의 네트워크를 위해 마련됐다. 일본, 남미를 비롯해 국내외 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 3500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옥 목사의 제자훈련 정신은 한 영혼뿐만 아니라 위기의 한국 교회를 살리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2일 오후 열린 옥 목사 1주기 추모예배에서도 옥 목사에 대한 그리움과 정신계승 열기는 이어졌다. 이동원 지구촌교회 원로목사는 ‘옥 목사님이 그립습니다’ 제목의 설교에서 “지난 1년간 한국 교회 내 여러 사태로 얼굴 들기조차 부끄러울 정도로 교회의 자화상이 처참하게 일그러졌다”며 “만약 옥 목사님이 여기 계신다면 한 말씀 주실 것 같은데 빈자리밖에 없어 너무나 그립고 보고싶다”고 고백했다.

추모예배에선 옥 목사가 ‘깜짝 설교’를 했다. 생전에 했던 사랑의교회 예배 설교를 영상으로 방영한 것이다. ‘날마다 십자가를 바라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옥 목사의 말씀이 흘렀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하루 10분만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묵상하십시오. 그분 십자가 밑에서 흘러내리는 피에 손을 담그고 그분을 우러러 보십시오. 세상을 이기고 남는 능력이 물처럼 쏟아져 흘러들 것입니다.”

오정현 목사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사랑의교회는 옥 목사의 고귀한 유산을 계승해 한사람 한사람을 훈련하고 세상에 파송하는 글로벌 제자 사역을 계속할 것”이라며 “지난 33년 동안 성도들이 그랬듯 신앙적 양심과 사회적 책임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이날 국가별·지역별 제자훈련 지도자들의 네트워크를 강화해 옥 목사의 제자훈련을 목회 현장과 삶 속에서 더욱 확산시켜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옥한흠기념사업회’(이사장 오정현 목사) 발족도 이날 알렸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