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반대 농성장에 공권력 대거 투입

입력 2011-09-02 10:38

[쿠키 사회]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 농성장에 공권력이 투입돼 기지 건설 공사가 재개됐다.

경찰은 2일전 5시쯤 강정마을에 경찰기동대와 여경 부대 등 경력 600여명을 동원, 중덕삼거리 농성현장을 에워싸 봉쇄했다.

해군은 경찰이 보호막을 친 가운데 굴착기 2대를 공사장으로 들여보내 오전 6시부터 9시30분까지 중덕사거리와 강정포구 주변에 총연장 200여m의 외곽펜스를 설치했다. 공사장 주변 1.6㎞에는 이미 울타리가 설치돼 있다.

이 과정에서 반대측 100여명이 강하게 반발, 굴착기 앞을 막아서고 스크럼을 짜 경찰과 대치하는 등 시위를 벌였다.

천주교 전주교구 손영홍 신부는 굴착기에 올라 공사 진행을 막다 경찰에 의해 끌려 내려왔고, 고권일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장 등은 온몸에 쇠사슬을 묶고 중덕삼거리에 있는 망루에 올라 공권력 투입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공사진행을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천주교 서울대교구 이강서 신부 등 31명(남자 27, 여자 4명)을 현장에서 연행했고, 핵심 활동가인 고유기 제주군사기지범도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과 주민 등 3명을 마을회관에서 체포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 6명은 이날 오전 현장에 와 상황을 지켜봤다.

이날 공권력이 투입된 것은 해군기지 건설 공사를 본격적으로 재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1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해 온 시민운동가 3명을 연행하는 등 반대 시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한편 ‘구럼비와 함께하는 사람들’은 강정마을 주민 등과 함께 3일 강정마을 일대에서 올레 걷기, 구럼비 순례선언, 평화콘서트 등으로 짜인 ‘놀자 놀자 강정 놀자’ 문화행사를 열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