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셋값 2년 만에 5000만원↑… 돈 없으면 서울 떠나야

입력 2011-09-01 19:25

전셋값이 폭등하면서 서울에서 현재 전세로 사는 아파트를 재계약하려면 평균 5000만원 정도 더 필요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는 2년 전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격과 현재 전세가격을 비교한 결과 서울에서 같은 아파트를 전세 재계약 하려면 평균 4906만원이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 밝혔다.

지열별로는 서초구의 일반 아파트 한 채의 전셋값이 현재 4억3807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서초구의 2년 전 평균 전셋값이 3억4187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재계약을 위해 9621만원이 추가로 필요한 셈이다. 게다가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강남권 주요 아파트는 전셋값이 2억∼3억원씩 올랐는데도 매물이 없는 실정이다.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전세 대출을 받거나 ‘전세 2억원에 월세 100만원씩’ 내는 식의 반전세로 바꾸는 세입자들도 적지 않다고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에 따라 만약 서초구 세입자가 2년 전 전셋값으로 같은 평형대 아파트를 구하려면 서초·강남·용산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으로 이사를 가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저렴했던 구로구와 중랑구, 강북3구(노원·도봉·강북), 금천구는 2년 전 전셋값으로는 서울 어느 곳에서도 같은 평형의 전세를 얻을 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서울에서 전셋값이 가장 저렴한 지역인 금천구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1억5437만원이다. 따라서 이들 지역 세입자는 전세 재계약 비용 마련이 힘들다면 서울을 떠나 경기도로 가는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경기도 상황도 녹록지 않다. 경기도에서도 전세 재계약을 위해 평균 2843만원이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과 가깝고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과천과 성남·안양·용인시 등의 전셋값은 서울과 큰 차이가 없었다. 실제로 과천이 평균 2억6500만원으로 2년 전에 비해 5275만원 올랐고, 화성·성남·용인·하남시도 4000만원 이상 뛰었다.

과천시는 2년 전 전세금(2억1328만원)으로 현재 관악·동대문·강동구 등 서울 12곳으로 진입할 수 있고, 분당이 속한 성남시는 구로·은평·중랑구 등 7곳으로 옮길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부동산써브 관계자는 “이미 전세 대출을 끼고 사는 세입자도 적지 않은 데다 그동안 물가도 치솟아 추가로 금융 부담을 안거나 반전세로 사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가을철 전세 대이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