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육상] 높이뛰기 여왕 블라시치 VS 2인자 설움 치체로바… “11년 경쟁 종결짓자”
입력 2011-09-01 19:07
여자 높이뛰기는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후반부 빅 매치 중 하나로 꼽힌다. ‘여왕’ 블랑카 블라시치(28·크로아티아)와 2인자의 설움을 이번 대회를 통해 날려버리려는 안나 치체로바(29·러시아)의 흥미진진한 경쟁구도 때문이다. 블라시치와 치체로바는 1일 열린 예선에서 몸을 풀며 서로를 탐색했다. 두 선수 모두 1m85, 1m89, 1m92, 1m95를 1차 시도에서 가볍게 뛰어넘었다. 12명이 경쟁하는 결승에는 두 선수를 비롯해 디 마르티노(33·이탈리아), 브리게타 바레트(21·미국)가 공동 1위로 결승에 올랐다.
두 ‘미녀새’의 경쟁은 블라시치가 월드 주니어 타이틀을 거머쥔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치체로바는 4위에 그쳤다. 이후 둘은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승부를 벌이다가 2007년을 기점으로 블라시치 쪽으로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블라시치는 2007년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치체로바 동메달),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치체로바 은메달)에 이어 2010년 도하 실내세계선수권, 2010년 바르셀로나 유럽선수권 등을 석권하며 1인자로 자리매김했다.
블라시치는 1m93, 75㎏의 늘씬한 몸매와 우아한 점프, 그리고 바를 넘은 직후 보여주는 귀여운 댄스로 ‘팬 서비스’도 챔피언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최근 왼쪽 허벅지 근육이 파열돼 막판까지 이번 대회 출전을 고심했지만 출전을 강행했다. 1일 예선 직후에도 “통증이 있어 걱정”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반면 치체로바는 최고의 몸 상태다. 올 7월 자국에서 열린 국내 대회에서 2m7을 넘고 우승했다. 이 기록은 올 시즌 1위에 해당하며 올 시즌 2m에 그친 블라시치를 가볍게 넘어선다. 블라시치의 최고기록인 2m8에는 1㎝차, 스테프카 코스타디노바(불가리아)가 1987년 작성한 세계기록 2m9에는 2㎝ 모자란다. 따라서 치체로바는 이번 대회의 기록 가뭄을 해소해줄 후보 ‘0순위’로 꼽힌다. 결승은 3일 오후 7시에 열린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