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육상] 남자 1600m 계주 13년만에 한국新… 결승행은 좌절

입력 2011-09-01 19:06

한국 육상에 희망이 보인 1일이었다.

한국 남자 1600m 계주 팀이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침체된 선수단에 모처럼 활력을 불어넣었다. 1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예선 A조 경기에서 한국 계주 팀은 3분04초05를 기록해 1998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작성한 한국기록(3분04초44)을 13년 만에 홈에서 갈아 치웠다. 비록 미국, 자메이카, 남아공 등 강호에 밀려 조 8위로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박봉고(20·구미시청), 임찬호(19·정선군청), 이준(20·충남대), 성혁제(21·성결대)로 이뤄진 한국 계주 팀은 아시아의 계주 강자인 일본(3분02초64)과의 격차를 2초 미만으로 줄였다.

특히 계주 팀은 대회를 앞두고 겨우 보름 동안만 호흡을 맞춘 끝에 한국기록을 바꿔 앞으로 계주가 침체에 빠진 한국 육상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오세진 대표팀 코치는 “첫 단추를 잘 끼운 것 같다”며 “여자 1600m 계주에서도 한국기록을 깰 수 있다”고 자신했다.

여자 1600m 계주 팀은 2일 예선에서 한국신기록에 나서고, 남자 400m 계주 팀도 대회 폐막일인 4일 한국신기록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선수들은 예선에서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남자 장거리 기대주 백승호(21·건국대)는 이날 5000m 예선에서 자신의 최고기록이자 한국기록(13분42초98)에 한참 못 미치는 15분01초37에 머물러 탈락했다. 황인성(27·국군체육부대)도 남자 포환던지기 예선에서 작년 작성한 한국기록(18m86)에 1m 이상 모자란 17m75를 던지는 데 그쳐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