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육상] 믿음직한 도약간판 김덕현… 세단뛰기서도 해낸다

입력 2011-09-01 19:05


한국 멀리뛰기의 간판 김덕현(26·광주시청)이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 중 처음으로 예선을 거쳐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김덕현은 1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엿새째 멀리뛰기 예선에서 8m2를 뛰어 전체 11위로 12명이 겨루는 결승에 올랐다. 지난 29일 김현섭(26·삼성전자)이 남자 20㎞ 경보에서 6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경보는 예선 없이 곧바로 결선이 치러졌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예선을 거쳐 결승에 올라간 한국 선수는 김덕현이 처음이다.

2007년 오사카 세계 대회 세단뛰기 결승에도 올랐던 김덕현은 이번에는 멀리뛰기로 처음 결승 무대까지 밟아 두 종목 결승 진출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아울러 2일 열리는 세단뛰기 예선에서도 2회 연속 결승 진출에 대한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이번 대구 대회를 포함해 총 13번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지금까지 한국 선수가 예선을 통과해 결승에 진출한 것은 김덕현을 포함해 총 4번이다. 1999년 세비야 대회에서 남자 높이뛰기의 이진택이 공동 6위, 같은 대회에서 이명선이 여자 포환던지기에서 10위에 오른 것이 전부다.

김덕현은 1차 시기에서 7m86을 뛰며 자신의 시즌 최고기록을 작성, 예선 통과에 대한 희망을 부풀렸다. 이어 2차 시기에서는 기록을 7m99로 늘렸고, 3차 시기에서는 다시 8m2로 3㎝ 더 뛰었다. A조에서 6위를 달린 김덕현은 자신이 보유한 한국 기록(8m20)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상대적으로 B조 선수들이 부진한 기록을 내면서 전체 11위로 결승 진출 티켓을 따냈다.

김덕현은 “8m05 정도에서 승부가 나리라 예상했다”면서 “아슬아슬했는데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덕현은 이어 “경기를 치를 선수들의 기록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그들의 기록은 자국에서 컨디션이 매우 좋을 때 작성한 것이다. 이런 대회에서는 몸을 잘 만들어야 겨우 개인 최고기록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김덕현은 다만 2일 오후 7시20분에 열리는 멀리뛰기 결승 전망에 대해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김덕현은 “오전에 세단뛰기 예선이 열리는 등 조건이 좋지 않아 몸은 무거울 것”이라며 “예선보다 좋은 기록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결승인 만큼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주 종목이 세단뛰기인 김덕현은 2009년 멀리뛰기에서 8m20으로 한국기록을 수립했고 세단뛰기에서도 같은 해 17m10으로 한국기록을 갈아 치운 한국의 도약 경기 간판이다.

대구=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