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통합 경선 vs 내부 경선후 단일후보 ‘충돌’… 박원순 접촉후 격화
입력 2011-09-01 14:51
여야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당내 주자뿐만 아니라 당 밖의 거물급 인사들을 내세우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선거 방정식이 점점 더 복잡한 양상으로 변해가고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는 한나라당에서는 김황식 국무총리 차출설도 나온다. 민주당은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의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비주류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둘러싼 민주당 내 주류와 비주류 간 물밑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손학규 대표가 곧 시장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진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비밀리에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주류 측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은 이미 천정배 최고위원, 신계륜 전 의원이 출마를 공식선언한 데 이어 박영선 원혜영 전병헌 추미애 의원과 한명숙 전 총리, 이인영 최고위원, 김한길 이계안 전 의원 등이 출마 의사를 보이고 있다. 당 밖에서는 박 상임이사가 출마 의사를 굳힌 상태다.
이들 중 박영선 전병헌 원혜영 의원과 한 전 총리, 이 최고위원, 신 전 의원이 손 대표의 주류로 분류된다. 박 상임이사 역시 친손(親孫)계라 할 수 있다. 특히 주류 출마자 상당수는 박 상임이사나 한 전 총리가 출마할 경우 출마를 접을 수도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천 최고위원과 추 의원, 김한길 이계안 전 의원은 비주류에 속하고, 당내 2인자인 정동영 최고위원의 지지를 받고 있다. 당 주변에서는 비주류의 조직력이 좋아 경선이 벌어지면 주류와 박빙의 승부를 펼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서울은 호남향우회의 영향력이 큰데, 이들이 비주류를 지지한다는 소문도 들린다.
손 대표를 비롯한 주류는 박 상임이사 등 야권 인사들과 민주당 인사들이 함께 통합 경선을 치르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 반면 비주류는 당내 인사를 먼저 선출한 뒤 나중에 야권 후보들과 단일화하자는 입장이다.
비주류는 손 대표가 특정 인사를 미리 염두에 두고 통합 경선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그 후보가 박 상임이사나 한 전 총리가 아니냐는 것이다. 천 최고위원은 1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손 대표에게 후보 선출 일정을 당장 제시할 것을 요구한다”며 “우물쭈물하다가 시간이 없어지면 혁신과 동떨어진 방식으로 가지 않을까 의심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박 상임이사 등 당 밖 주자들을 입당시켜 민주당 간판으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에게 이미 입당을 요청해 놨다는 말도 들린다. 고위 당직자는 “박 상임이사가 당에 들어와야 기호 2번으로 출마할 수 있다”며 “몇 번이 될지도 모르는 무소속 기호로는 당선될 수 없다”고 말했다.
손병호 김원철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