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당내파-영입파 ‘내홍’
입력 2011-09-01 14:49
한나라당에서 서울시장 후보 선출을 놓고 파열음이 연일 커지고 있다.
홍준표 대표에 이어 박근혜 전 대표의 발언을 계기로 ‘나경원 최고위원 비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전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비판한 박 전 대표의 발언이 당시 적극적으로 오 전 시장을 지원했던 나 최고위원에 대한 반대로 해석되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1일 “나 최고위원이 후보가 돼선 안 된다는 의미로 읽히더라”며 “일종의 방침을 내린 것으로, 향후 후보 선정 과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정몽준 전 대표는 천안에서 열린 연찬회에서 박 전 대표의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서울지역 의원들과의 토론회에서 “당내 후보 선출 과정이 있는데, ‘내 허가를 받으라’고 비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선 안 된다”며 “박 전 대표는 왜 자꾸 나 최고위원을 괴롭히느냐”고 말했다. 발언 직후 의원들 간에 갑론을박이 오갔다는 후문이다.
현재 당내에선 경선보다는 외부 인사 영입을 선호하는 기류가 많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영입하자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이는 민주당 등 야권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의 대항마 성격이 짙다. 김정권 사무총장은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를 차지하고 국민의 신뢰를 받고 있는 분 아니냐”면서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두고 있으니 상황을 좀더 두고 봐야 된다”고 말했다.
무게감과 중량감 있는 인사를 찾자는 분위기도 있다. 김황식 총리 차출설이 대표적이다. 김 총리는 이날 정기국회 개회에 앞서 박희태 국회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출마 의사를 묻는 질문에 “서울시장 후보에 대해 말이 많은데, 이 자리가 귀한 자리라서 그런가 보다”며 즉답을 피했다.
당내 친박근혜계와 청와대에서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카드를 고려하고 있다는 관측도 동시에 나왔다. 이날 연찬회에 참석한 맹 장관은 시장 출마 가능성을 묻자 “당내에도 훌륭한 인재가 많지 않느냐”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지금까지 시장 출마에 대해 생각해본 적도 없었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며 “지금 여건은 내가 어떤 말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