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카트리나’를 카트리나로 못부르는 이유는?

입력 2011-09-01 18:19

허리케인의 명칭에는 숨은 비밀이 있다.

현재 아프리카 서부에서 북상 중인 시즌 11번째 열대성 폭풍 카티아의 이름은 본래 카트리나가 맞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소속 허리케인센터는 6년마다 허리케인을 비롯한 열대성 폭풍의 이름을 다시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이름을 카트리나에서 카티아로 바꾼 걸까.

카트리나는 2005년 8월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를 비롯한 남부 지역을 강타해 약 1800명의 목숨을 앗아간 초대형 허리케인이다. 재산피해도 약 810억 달러(약 85조9410억원)였다. 최근 미국 동부를 휩쓸어 약 70억 달러의 피해를 입힌 허리케인 아이린도 초라해 보일 정도다. 이처럼 심각한 피해를 안긴 허리케인의 경우 참혹했던 당시와 희생자들을 잊지 않기 위해 이름을 변경한다고 미국 CNN방송이 지난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충격의 가치를 인정해 이름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2005년은 최악의 허리케인들이 휩쓸던 해였다. 그 후 허리케인 5개의 이름이 바뀌었다. 카트리나를 비롯해 데니스, 리타, 스탄, 윌마 등 많은 피해를 낸 허리케인의 이름이 알파벳에 따라 각각 카티아, 돈, 리나, 션, 휘트니로 변경됐다.

허리케인은 대서양 카리브해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을 말한다. 최대 중심풍속에 따라 등급이 달라진다. 열대성 폭풍은 시속 약 62㎞ 이상, 허리케인은 시속 약 119㎞ 이상일 때 쓴다. 허리케인이 집중 발생하는 6∼11월을 ‘허리케인 시즌’이라고 부르는데 열대성 폭풍 이상의 등급이 되면 21개 가운데 알파벳 순서대로 이름을 부여한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