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육상] 실수는 한번 뿐… 우사인 볼트, 9월 2일 200m서 명예회복 나서

입력 2011-09-01 18:16

남자 100m에서 눈물을 삼켰던 ‘번개’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가 명예회복을 위해 다시 스파이크 끈을 질끈 묶었다.

지난달 28일 부정출발을 단 한 번만 해도 실격 당하는 규정 때문에 레이스도 펼치지 못한 채 100m 2연패와 대회 2연속 3관왕 달성을 놓친 볼트는 200m에서 설욕을 벼르고 있다. 2일 오전 11시10분 예선에 이어 오후 7시55분 준결승에 나서는 볼트는 3일 오후 9시20분 결승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세계신기록(19초19)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100m 실격 직후 감정을 채 추스르지 못하고 대구스타디움 옆 보조트랙에서 ‘분노의 질주’를 하기도 했던 볼트는 “100m에서 부정출발을 저지른 것은 매우 실망스럽지만 과거에 매여 있을 때가 아니다. 200m와 400m 계주에 집중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사실 볼트의 실력은 100m보다 200m에서 더욱 월등하다. 볼트는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9초19의 기록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던 세계기록을 갈아 치웠다. 부상 후유증으로 컨디션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올해 역시 19초86의 시즌 최고기록을 세웠다.

200m는 100m와 달리 주행거리가 길기 때문에 스타트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볼트에겐 훨씬 유리하다. 경쟁자로는 100m에서 은메달을 딴 미국의 월터 딕스(25)가 꼽히고 있다. 딕스는 시즌 최고 기록이 20초02로 볼트에 뒤지지만 개인 최고 기록이 19초69에 달해 볼트와 금메달을 놓고 다툴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에서 3관왕을 노리는 카멜리타 지터(32·미국)는 2일 오후 8시55분 여자 200m 결승에 나선다.

현역 여자선수 가운데 가장 빠른 100m 기록(10초64)을 가지고 있는 지터는 지난달 29일 여자 100m 결승에서 10초90으로 결승선을 통과, 쟁쟁한 자메이카 라이벌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볼트와 달리 지터는 200m에서는 별다른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200m보다는 100m에서 강점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7월 모나코에서 열린 대회에서 올해 2위에 해당하는 22초20을 기록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해 금메달을 노려볼만하다. 올 시즌 3위(22초23)와 5위(22초24)도 가지고 있을 만큼 기복이 없고 상승세가 무섭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그러나 세계선수권 4연패를 노리는 라이벌 앨리슨 펠릭스(26·미국)가 지터의 상승세를 꺾기 위해 나서는 만큼 지터의 200m 우승이 결코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펠릭스는 2005년 헬싱키, 2007년 오사카, 2009년 베를린 대회 여자 200m를 연이어 제패한 이 종목의 절대 강자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