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기둥교회 이끄는 고신일 목사 “하나님 마음에 합하길 꿈꾸니 지역사회 칭찬까지”
입력 2011-09-01 18:07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로 이사 온 크리스천이 동사무소에서 전입 절차를 마치고 묻는다. “근처에 저희 가족이 다닐 만한 좋은 교회가 있습니까?” 동사무소 직원이 대답한다. “기둥교회로 가세요. 좋은 교회입니다.”
그 동사무소 직원은 비신자다. 그럼에도 기둥교회가 ‘좋은 교회’라는 사실은 알고 있다. 기둥교회 담임 고신일(57) 목사가 해 준 이야기다.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은 기둥교회는 지역사회로부터 칭찬받는 교회다. 고 목사는 95년부터 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성결대와 협성대에서 신학을 전공하고 미국 아주사대학교와 페이스신학대학교를 거쳐 애쉬랜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최근의 ‘준비된 2인자’(넥서스CROSS)를 비롯해 그동안 33권의 책을 냈다. 그는 교회에 부임한 이후 중앙교회란 이름을 기둥교회로 고쳤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구름기둥과 불기둥’을 보고 걸어간 것과 같이 전적으로 하나님의 임재를 구하는 교회가 되겠다는 생각에서다.
‘하나님 마음에 합한 교회’는 기둥교회가 오래 전부터 간직한 표어다. 교회는 모든 판단의 기준을 하나님 마음에 합한 것인지에 둔다. 기둥교회가 지역사회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나눔과 섬김의 사역을 하고 있는 것도 하나님 마음에 드는 일을 하기 위함이다. 하나님 마음으로 이 땅의 모든 것을 품고, 하나님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다 보니 자연스레 지역의 소외된 부분까지 다가가게 됐다.
현재 기둥교회는 부천에서 유일한 야간학교인 기둥야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15년 전부터 노인복지회관을 통해 각종 노인 사역을 펼치고 있다. 어린이집 사역도 활발하며, 지역의 각종 대소사에 참여하고 있다. 교회 내에는 농아인들을 위한 특수교회인 부천농아교회도 있다. 국내외에 20개 지교회가 있으며 500여명의 아프리카 어린이를 후원하고 있다.
기둥교회는 매년 교회 주제를 새로 정한다. 올해는 ‘동행’. 하나님은 물론 세상과도 함께 걸어가야 한다는 의미에서 정한 주제다. 기둥교회의 전 구성원은 복음의 능력은 교회를 뛰어넘어 세상으로 흘러야 한다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다.
고 목사는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은 언제나 하나님 뒤편에 서 있게 된다”면서 “우리의 관점이 아니라 하나님의 관점에서 모든 것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앙생활은 물론 목회 역시 하나님 관점에서 행해 나가면 된다는 것이다. 그는 항상 부목회자들에게 말한다. “당신들이 일반 성도라면 이 교회에 나오고 싶은가? 그런 마음을 갖고 목회 하십시오.”
온유한 외모의 고 목사는 목회를 하면서 한번도 장로들과 언쟁을 해 본 적이 없다고 한다. 한국교회 내에 목사와 장로 간의 문제가 심각한 점을 감안할 때 “서로 큰소리 한번 지른 적 없다”는 고 목사의 말이 신선하게 들린다. “기도 외에는 소리를 크게 내지 말라고 했습니다. 평안이 깨지는 일이라면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작정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은혜와 평강의 공동체가 되더라고요.”
고 목사는 한국 교회가 각각의 처지에 맞춘 자기 색깔을 지닌 목회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가 목회자 세미나에서 늘 하는 말이 있다. “왜 한국 목회자들은 새들백교회나 온누리교회 사랑의교회의 투구만을 쓰려 합니까? 목회의 완전한 모델은 없습니다.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남의 투구를 쓰지 말고 자신만의 돌팔매질을 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시선으로 지역을 돌아보면 잘할 수 있는 일이 나옵니다. 그것을 소중히 붙들고 목회하면 됩니다. 기억하세요. 골리앗을 쓰러지게 하는 주체는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요.”
부천=글·사진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