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고추축제 '고추가 없다'
입력 2011-09-01 17:39
[쿠키 사회] 충북 괴산군에서 1일부터 4일까지 열리는 고추축제에는 고추가 없다.
괴산군에 따르면 고추 작황 부진에 따른 생산량 급감으로 건고추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고추축제 기간에 판매할 건고추가 지난해 보다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괴산고추축제에는 480t(8만근)의 건고추를 확보, 판매했으나 올해는 180~210t(3만~3만5000근) 밖에 확보를 못했다. 이날 고추축제에서 읍·면별로 운영하는 고추 직판장에는 건고추가 없어 이른 아침부터 고추를 구입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소비자들과 고추재배 농민, 공무원들의 승강이가 이어졌다.
수백명의 소비자들이 이날 오전 9시 고추 판매를 앞두고 길게 줄을 섰으나 일부 면의 직판장에서는 준비한 고추가 문을 열자마자 바닥 나 허탕을 친 소비자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경기도 안양에서 온 유모(48·여)씨는 “괴산고추가 좋다고 소문을 듣고 일부러 시간을 내서 왔는데 살 수가 없었다”며 “판매할 물량을 사전에 준비도 하지 않고 고추축제를 여는 것은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괴산읍과 연풍·장연·칠성·문광·감물면 등이 운영한 직판장은 오전 10시 이후 아예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겨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고추축제 직판장에서 고추가 품귀현상을 보인 것은 지난 7~8월 지속된 장마와 탄저병 확산으로 고추 생산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또 고추 가격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농민들은 직판장 출하를 꺼리고 있어 군은 물량을 확보하는 데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괴산고추생산자협의회는 지난달 23일 회의를 열고 1일부터 4일까지 열리는 괴산고추축제 기간에 판매할 건 고추 가격(600g)을 지난해 8000원보다 125% 인상된 1만8000원으로 결정했다.
괴산=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